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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야자 때면 찾아오는 '지진'…고3 교실 '흔들'

입력 2016-09-20 16:25

"수능이 코 앞인데…흔들리면 무조건 집에 보내라?"
귀가조치, 자율귀가, 정상수업…학교별 대응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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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조치, 자율귀가, 정상수업…학교별 대응 제각각

월요일 야자 때면 찾아오는 '지진'…고3 교실 '흔들'


월요일 야자 때면 찾아오는 '지진'…고3 교실 '흔들'


매주 월요일 오후 8시30분.

경북 경주에서 일주일 시차를 두고, 비슷한 시각에,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지진이 두세 차례 연거푸 발생했다.

평소 같으면 책 넘기는 소리만 났을 고3 교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땅이 요동치고 몸이 흔들리는 사실상 첫 지진 경험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참 야간자율학습에 집중할 시각에 일주일 간격을 두고 연속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근래 한반도를 크게 흔든 첫 지진은 월요일인 12일 오후 7시44분 경북 경주에서 발생했다. 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발생한 진도 5.1의 '전진(前震)'이었다.

그로부터 48분 후인 오후 8시32분에는 진도 5.8의 본진(本震)이 일어났고, 진앙에서 200㎞ 떨어진 충북에서도 거의 모든 사람이 심한 진동을 느꼈다.

본진이 발생한 시각으로부터 꼭 7일 만에 전진 못지 않은 진도 4.5의 여진이 일어났다. 발생 시각은 역시 월요일인 19일 오후 8시33분이었다.

2017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일(11월17일)을 59일 남겨둔 날이었다.

19일 발생한 게 본진(12일)의 여진인지, 새로운 본진이 발생하기에 앞서 찾아온 전진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비전문가들이 놀랍게 보는 건 발생 시각이 '월요일 오후 8시32~33분'이었다는 점이다.

8시30분쯤이면 고3 수험생들이 한창 공부에 집중하는 시각이다. 그래서인지 '타이머를 맞춘 것처럼 왜 하필 월요일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지진이 찾아올까'라고 의문을 품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청주 금천고 3학년 이모군은 "친구들 사이에 (지진이)길조인지, 흉조인지 모르겠다는 얘기들이 오간다"며 "전체적으론 '이러다 징크스 생기겠다'며 불안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학교는 고3 수험생을 어떻게 보호했을까. 한마디로 천차만별이었다.

20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19일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야간자율학습을 진행했던 청주시 내 22개 일반계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치 현황을 파악했더니 7개 학교는 학생들을 즉시 대피하도록 안내한 후 귀가 조처했다.

고3 수험생을 제외한 1~2학년만 귀가 조처한 곳은 5개 학교, 귀가할지 말지를 학생 자율 판단에 맡긴 곳은 2곳, 배포있게 정상수업을 진행한 곳은 2곳,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교실에 대기하도록 조처했던 학교는 3곳이었다.

4개 학교는 지진 발생 조치 현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관리자(교장·교감)나 당직자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서다.

22개 고교 중 지진동이 느껴지자 모든 학생을 즉시 운동장으로 대피하도록 한 학교는 11곳이었다.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17분 후인 오후 8시50분, 도교육청은 211개 중·고교 교감에게 긴급 전자메일을 보낸 후 유선전화로 자율학습 중인 학생을 안전하게 대피·귀가 조치하라고 요청했다.

익명 보도를 요구한 A고교 고3 담임 교사는 "아이들이 한껏 예민해진 상황에서 천재지변이 잇따르니 참 안타깝다"면서 "솔직히 나도 (큰 지진동을)처음 당하는 일이고, 위험도를 느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 (윗선의 지시없이)교사가 자율적 판단으로 학생들을 귀가 조처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지진 규모나 진도에 따른 행동요령이 있지만, 진앙과의 거리까지 계산한 세부 매뉴얼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지역 실정에 맞는 행동요령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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