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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진 일상화 우려…국민안전처는 또 '먹통'

입력 2016-09-20 18:35 수정 2016-09-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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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9일) 경주에서 4.5 규모의 지진이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지 1주일 만입니다. 기상청은 12일 발생한 본진의 여진이라고 공식 발표했는데, 1주일 만에 강력한 지진을 다시 겪은 주민들은 그야말로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안전처의 재난문자가 또다시 늦게 발송되고 홈페이지도 먹통이 돼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이 문제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물이 담긴 집기가 출렁이고, 전등이 제멋대로 춤을 주고, 놀란 시민들이 황급히 피하는 모습… 1주일 만에 다시 이런 장면을 보게 될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오후 8시 33분쯤입니다. 경주에서 1주일 만에 다시 발생한 지진은 4.5 규모입니다. 기상청은 "지난 12일 발생한 본진의 여진"이라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이후 경주 지역에서 약 400차례의 여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발생한 지진은 여진치고는 규모가 꽤 큽니다. 부산, 대구에서도 진동이 느껴졌을 정도입니다.

이 화면을 한 번 보시죠. 어제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장면입니다. 갑자기 중계 화면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뒤에 있던 스태프가 당황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전광판엔 비상 대피 안내문이 게시됐습니다.

당시 구장엔 관중 2000여 명이 있었습니다. 경기는 계속됐지만, 불안해진 일부 관중들이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습니다.

불과 1주일 만에 강력한 여진을 겪은 주민들은 "더 큰 지진이 또 오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어제 발생한 지진이 여진이 아닌 전진, 그러니까 더 큰 본진의 '예고 지진'일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오창환/전북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여진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는 면이 있어요. 왜냐면 여진은 계속 줄어들어야 되거든요. 진도가… 전진일 수가 있는 것이죠. 더 큰 것으로 이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자, 이렇게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는데 대응은 잘 하고 있을까요.

우선 학교 측의 대응은 빨라졌습니다. 1주일 전 지진 발생 당시 일부 학교가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가 비판을 받았었죠. 어제는 대부분의 학교가 이렇게 학생들을 건물 밖으로 즉시 대피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땠을까요. 한마디로 "역시나"였습니다.

국민안전처는 지난 12일 지진 때 재난문자를 약 9분가량 늦게 보냈다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때 뭐라고 다짐했는지 들어보시죠.

[박병철 지진방재과장/국민안전처 (지난 13일) : 거의 실시간으로 대상 지역 진도 부분까지 계산이 된다면 2~3분 내에는 모든 지진에 대해서 문자를 전송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실시간으로 계산이 된다면'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어쨌거나 2~3분 내로 재난문자를 보내겠다는 방침을 밝힌 겁니다.

그러면 어제는 어땠을까요. 보시는 것처럼 지진 발생은 8시 33분인데, 무려 16분이나 늦게 문자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물론 안전처 해명처럼 거주 지역에 따라 문자를 받은 시간은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안전처 해명을 보더라도 가장 빨리 발송된 문자가 지진 발생 5분 뒤였습니다.

일본은 10초 만에 전국민에게 재난문자가 발송되는데, 대한민국의 국민안전처는 가장 빠른 게 5분, 늦게는 16분까지 걸렸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안전처 홈페이지도 다시 마비됐습니다.

정부는 지난 14일 홈페이지 처리 역량을 최대 80배까지 향상시켰다고 밝혔지만, 안전처는 정확한 장애 원인을 찾고 있다고 다시 해명했습니다.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내일 지진 대책과 관련해 고위 당정청을 열기로 했습니다.

오늘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김성태 의원/새누리당 : 지금 인터넷에서는 일본 도쿄도에서 만든 이 도쿄방재 매뉴얼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국민들도 안전처 매뉴얼 비웃는 겁니다.]

야당에서는 원전 문제를 정치 쟁점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인근 지역에 원전이 집중 배치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자리로 돌아가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부디'라는 말 - 김승희

바람은 불며
부디라는 말을 남기고
꽃송이는 떨어지며
부디라는 말을 퍼뜨리고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며
햇빛도 물도 바람도 숲도 바다도
부디 부디 부디……

김승희 시인의 ''부디'라는 말'이란 시입니다.

지진은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재앙입니다.

요즘처럼 '부디'라는 말이 간절했던 때가 또 있었나 싶습니다.

정부가 부디 제대로 된 대응책을 내놓기를, 그래서 모든 국민이 부디 안전하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지진 일상화 우려…안전처는 또 먹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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