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행사에도 참여했던 K-스포츠 재단 설립과 대기업 모금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2년 전 비선실세 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던 정윤회 씨의 전 부인 최순실 씨 연루설까지 불거졌습니다. 청와대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추측"이라고 잘라 말했지만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죠.
청와대 발제에서 다시 불거진 '비선 실세' 논란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 5월 28일, 에티오피아 순방 - 문화행사 태권도 시범 >
[박근혜 대통령 : 태권도 시범단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 방금 전에 보신 태권도, 이 태권도 선수가 에티오피아 전국에 3만명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을 잠깐 보셨습니다.
지난 5월 말, 박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당시 현지에서 진행된 행사 장면입니다.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K-스포츠재단 소속 시범단이 공연을 맡았습니다. K-스포츠재단은 앞서 5월 박 대통령 이란 순방 때도 태권도 공연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이 K-스포츠재단이 '미르 재단'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미르 재단' 역시 박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 문화행사에 등장했습니다.
오늘 본격적으로 이 두 재단과 관련한 의혹제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얘기부터 들어보시죠.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당 : (문화체육관광부에 설립을) 신청 하루만에 허가가 났고요. 설립 몇 개월만에 각각 486억과 380억 약 90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이 조성되었다라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재단 설립 절차와 모금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냔 의혹을 제기합니다.
K-스포츠 재단의 경우 지난 1월 1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설립신청을 한 뒤 하루만인 13일에 허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초고속'이라는 거죠.
또 신생 재단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낸 것도 석연치 않다고 더민주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전경련이 관련됐단 얘기도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와 같은 힘센 배후가 있지 않고서는 과연 가능한 일이겠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야당 교문위원들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따지겠다며 관련 증인 채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 : (만일) 대통령의 비선 실세, 청와대 수석, 문화체육관광부가 동원됐다면 이는 권력형 비리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설립과정과 출연금 모집, 그 배후와 실체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오늘 한겨레 신문에서는 이런 의혹 보도가 나왔습니다.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 고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 씨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단 게 핵심입니다. 보도 내용을 잠깐 들어보시죠.
"케이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최순실 씨) 자신이 단골로 드나들던 스포츠 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힌 것이다"
"최순실 씨는 올해 초부터 자신이 잘 아는 주변의 체육인들에게 케이스포츠재단의 취지를 설명하며 재단 이사장 등의 자리를 제안했다"
최순실 씨,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박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서거 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던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지요.
지난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파동' 당시 남편 정 씨보다 더 핵심 실세가 아니냐는 설까지 나돌았습니다.
정윤회 씨와는 1996년 결혼했다가 이혼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엔 승마 선수로 알려진 딸이 하나 있는데요. 지난 2013년 과천 경마장에서 딸의 경기를 지켜보던 이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최순실씨의 가장 최근 사진입니다.
강남에 큰 빌딩을 소유한 재력가로만 알려졌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 접촉도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과거 기사를 뒤져보니 무려 20여년 전 '육영재단' 문제로 월간지 여성중앙과 인터뷰를 했던 기사가 있긴 했습니다.
기사에는 육영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던 박 대통령과의 만남이 간략히 소개가 돼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자리로 돌아가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최순실 씨 관련 한겨레 보도에 대해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라고 규정했습니다.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재단 설립 자금 문제와 관련해서도 "모금은 전경련이 좋은 뜻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야당, K-스포츠재단 의혹 총공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