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착수 100여일 만에 총수 소환
20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 총수인 신동빈(61) 회장이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롯데그룹 창사 이래 그룹 총수가 검찰에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신 회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검찰의 수사에는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횡령 및 배임, 롯데건설의 비자금 조성 지시 혐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에서 자세히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 회장이 20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호텔의 제주·부여 리조트 헐값 인수 의혹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 (M&A)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계열사 간 지분 거래를 통한 그룹 차원의 비자금과 계열사들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건설의 570억원대 비자금, 롯데홈쇼핑과 롯데케미칼 등 다수 계열사의 수십억원대 비자금 조성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인세 등 270억원을 부정환급 받은 혐의에도 연루돼 있다. 신 회장이 당시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았기 때문에 부정환급 사실을 몰랐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 회장은 또 별다른 활동 없이 롯데 일본 계열사들에 등기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부당하게 100억원대의 급여를 받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신 총괄회장의 지분이 그의 셋째 부인 서미경(57)씨 등에게 넘어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6000억원대 탈세 혐의에도 연루돼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