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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빨라지는 반기문의 '대선 시계'…정치권 촉각

입력 2016-09-19 17:37 수정 2016-09-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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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힌 듯한 발언을 해서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죠. 반 총장은 유엔을 방문한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정치권에선 이 발언에 대해 대선 출마 선언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여당 발제에선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이번 추석에 보름달 다들 보셨죠? 예년에 비해 좀 작긴 했지만, 크고 작은 소원들을 빌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치권, 특히 여권에선 저 보름달이 이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입니다. 차기 대선을 고민하는 여권에선 '반기문'이란 보름달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소원을 빌었을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 때 반 총장 입에서 매우 예민한 발언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15일입니다. 미국을 방문 중이었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반 총장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이 두 가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하겠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귀국 보고를 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정치권에선 이 발언을 대선 출마 의지를 더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지난 15일) : 우리 정진석 대표가 굉장히 세게 러브콜을 하시니깐 싫지 않은 표정으로 답변을 하시더라고요. 조금 움직임이 있을 것 같은 그런 감을 받았습니다.]

사실 '반기문'이란 이름이 차기 대선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건 상식에 가깝습니다.

지난 5월 방한 때도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할지 결정하겠다"면서 대선 출마를 시사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반 총장은 '충청대망론'을 등에 업고 차근차근 대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충청권의 오랜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 그러니까 JP에게 직간접적인 구애를 지속적으로 보내왔습니다. 단독 면담과 친필 서신 등을 통해서입니다.

JP도 화답했습니다. 지난 15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통해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반 총장이 JP에게 이렇게 공을 들이는 건 충청권 대선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6월부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8일에 실시된 조사에서도 25.9%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는 지지율 격차가 무려 5배에 이릅니다. 이 정도면 현재로선 압도적인 1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 총장은 어떤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을까.

그 첫번째는 새누리당 입당입니다. 본인이 밝힌대로 내년 1월에 귀국할 경우, 곧바로 새누리당에 입당해 대선 레이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반 총장의 측근은 중앙일보에 "반 총장이 새누리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고, 경선 참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치 경험이 없는 반 총장 입장에선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오늘 최고위원회에선 친박계의 환영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조원진 최고위원/새누리당 : 반기문 총장께서 마치고 바로 1월에 오신다는 것은 여당으로서는 환영할 일이고 여당뿐 아니라 우리 모든 국민들이 환영할 일이다, 그렇게 봅니다.]

일각에선 친박계 후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것을 우려해 반 총장이 제3지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정치 세력이 없는 반 총장이 제3지대에서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일이어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여권에선 반 총장이 조기 등판할 경우, 야당보다 먼저 대선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대다수 여권 주자들이 비박계이기 때문에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석호 최고위원/새누리당 : 반기문 총장이 구세주가 되느냐, 너무 또 추켜올린다면 그거 또 우리가 참 정치사에 부끄러운 점이 남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는데 그 점도 생각을 해볼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하루에도 몇 번씩 난 꿈을 꾸지 여기 아닌 어딘가에 있는 꿈을.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다른 나를 꿈꾸며'

언니네이발관의 '혼자 추는 춤'이란 노래입니다.

반기문 총장이 청와대에 입성하는 '다른 나'를 꿈꾸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진단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 꿈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혼자 추는 춤'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반 총장의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빨라지는 반기문의 '대선 시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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