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동자들 없이 텅 빈 항구, 발이 묶여서 겹겹이 쌓인 컨테이너, 그리고 임금 체불, 부산의 올해 추석 풍경입니다. 부산항은 해마다 이맘 때가 가장 바쁘고 활기로 넘치는 때인데 한진해운사태로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출입 항만은 추석연휴이면서 북미 추수감사절을 앞둔 요즘이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곳 부산의 한진해운 신항만은 보시는 것처럼 적막감만 감돕니다.
[협력업체 관계자 : 예전 같으면 차들이 바글바글해야 하는데요. 아예 없잖아요, 차가…한진해운 마크 달린 건 운송 자체가 안 돼요.]
한진해운 선박들이 묶여 빠져나가지 못한 컨테이너가 쌓이면서 야적장에 쌓인 화물량은 한계치인 80%를 넘기기 일쑤입니다.
연중 무휴던 주변 식당가는 줄줄이 휴업입니다.
[트레일러 기사 : (운송) 물량이 없으니까 다들 놀아버리지. 지난주 토요일부터 계속 노는 데도 있어요.]
한진해운과 거래했던 부산 영세업체들의 체불 임금은 50억원 규모로 치솟았습니다.
[용역업체 관계자 : 인원을 축소해야 합니다. 정말 슬프고 가슴 아픕니다.]
정부와 부산시가 저금리 대출을 약속했지만 담보조차 없는 상당수 업체엔 그림의 떡입니다.
[김영득/부산항만산업협회 회장 : 추석 이후가 더 상황이 나빠지지 않을까…문을 닫는 업체도 속출할 거고요.]
한진해운 사태 장기화 조짐 속에 부산항은 줄도산과 대량실업을 우려하는 불안한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