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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박 대통령-여야 3당 대표, 115분간 평행선

입력 2016-09-13 19:19 수정 2016-09-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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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3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북핵 관련 속보와 함께 어제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동 결과를 좀 더 심층적으로 전해드릴까 합니다.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 빼고는 합의된 게 하나도 없었다는 평가들이 나왔죠.

청와대 발제에서 '빈손'으로 끝났단 평가를 받고 있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만남 이야길 해보겠습니다.

[기자]

< 여야 3당 대표 청와대 회동 (9월 12일) >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좋은 추석 선물을 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박지원 위원장님) 오늘 아침에 미국 가실 예정으로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비행기 시간을 연기하시면서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지원/국민의당 비대위원장 : 저녁 비행기로 바꿨습니다.]

[이정현/새누리당 대표 : 추미애 대표님이 국회에서 (영수회담) 제안한지 6일만에, 일주일도 안돼서…]

추미애 대표 칭찬을…?

[이정현/새누리당 대표 : 이렇게 대통령께서 정말 많이 피곤하시고 암튼 이번에 해외 순방이, 참 많은 정상들하고 오바마 대통령, 아베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 아베 '총리']

[이정현/새누리당 대표 : 아베 '총리', 푸틴 대통령, 시진핑 주석 이렇게 같이 만나시고 인도까지 5강까지 이렇게 하고 영국 이태리 뭐 이렇게 참…]

여전히 청와대 홍보수석…?

+++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동은 115분,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역대 여야 지도부 회동 가운데 가장 긴 시간이었습니다. 시작 분위기는 보신 것처럼 나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어제 회동 이후 청와대와 여야 3당은 합의문 한 줄 내놓지 못하고 각자 따로 언론 브리핑을 했습니다. 그래서 '빈손'으로 끝났다. '평행선만 달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어제) :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이정현 대표는 어떤 북한의 핵 문제나 사드문제에 대해서 좋은 결론을 내려서 추석선물로 국민상에 올려드리자 이건 합의된 게 아닌데 억지로 할 수 없다 있는 그대로 발표를 하자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야당 측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이 자리에 앉은 직후 여야 대표들이 아닌 "장관들의 보고를 먼저 듣자"고 제안하면서 분위기가 싸늘해졌다고 전했습니다. 결국은 여야 대표가 먼저 이야기하는 걸로 순서를 정리하고 넘어가긴 했는데요.

곧이어 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는 사드 문제를 두고 충돌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각 당의 당론이 무엇인지, '찬성이야, 반대냐'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어제) : 사드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는 박지원 원내대표께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이렇게 다그치듯이 물으셨어요 먼저. 또 저한테도 똑같이 그렇게 물으셨습니다.]

박 대통령은 자위권 차원에서 사드 배치는 대안이 없는 한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고, 사드 배치를 위해 국회 비준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야당은) 이미 대안을 냈다. 자꾸 (대안을) 안 냈다고 하는데, 외교와 평화 교류 협력을 (대안으로) 냈다"라고 맞서기도 했습니다.

사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박 대통령의 입장이 완강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장면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뭔가 야당과 절충, 협상, 협의가 있지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사사건건 한쪽에선 주장하고 또 다른 쪽에선 반대하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추미애 대표는 대북 특사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박 대통령은 '대화는 북한에 시간 벌어주기'와 다름없다며 반대했습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여야와 정부가 마주 앉아 북핵, 사드 문제를 논의하자며 '안보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는데요. 박 대통령은 거부했습니다. "안보문제는 근본적으로 대통령 중심으로 결정되는 사안이다…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다"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특별수사팀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고만 했습니다. 우 수석이 현직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국민의당은 북한 핵실험을 한목소리로 규탄한 건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어제) :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고, 세계 각국의 오늘 이 회동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도 충분한 부응 효과가 있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반면, 더민주는 '불통'에 가까운 회담이었다며 혹평했습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더불어민주당 (어제) : 다시 한 번 소통의 높은 절벽을 느꼈습니다. 오늘 영수회담이라고 하기에는 대통령의 안보교육 강의에 가까웠습니다. 대통령의 안보강의 전달에 가까웠습니다.]

어제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을 만난 건 5차 핵실험 이후 북핵 문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뭔가 생산적인 결과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서로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헤어지는 꼴이 됐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115분 동안 평행선 달린 청와대 회동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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