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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정두언의 참회록…"이명박 정부는 실패했다"

입력 2016-09-13 19:29 수정 2016-09-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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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 정두언 전 의원이 "이명박 정부는 실패했다"는 내용의 참회록을 발간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개국 공신'으로 불리죠? 그런 정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인데요.

오늘(13일) 여당 발제에서는 '정두언 참회록'의 주요 내용과 발간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얼마 전 '이명박'이란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별로 인기도 없는 전직 대통령이 왜 갑자기 화제가 된 건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이 기사 때문이었습니다.

제목을 한 번 보시죠. < 이명박, "차기 정권 반드시 내 손으로 만들겠다" > 핵심 측근이 전한 말이라며 이렇게 제목을 뽑았는데,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렀습니다.

제목만 봐도 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기사 내용은 더 구체적입니다. 이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두고 있고,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물론 측근이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옮긴 것이라 신뢰할 만한 내용인지는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부인한 적은 없지만,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이재오 전 의원이 이렇게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재오 전 의원/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지난달 31일)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차기 정권은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 라고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그거는 제가 MB께 직접 내가 확인도 했고. (아, 이 보도에 대해서요?) 네.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확인해봤는데 그건 정말 200% 사실이 아닙니다.]

이 전 의원에 따르면,

[경남·창원 한나라당 경선후보합동연설회/(2007년 8월 6일)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네, 이렇게 저 기사가 다 거짓이란 얘긴데, "차기 정권을 만들겠다"고 한 이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진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측근인 정두언 전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참회록을 발간해 파문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제목부터 아주 도발적입니다. '최고의 정치, 최악의 정치-정권은 왜 매번 실패하는가' 13페이지 짜리 '소책자'인데, 정 전 의원이 추석을 맞아 주변에 돌렸다고 합니다.

저도 구해서 꼼꼼히 읽어봤는데,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이라는 정 전 의원의 '솔직한 반성문'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는 실패했다"는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본인 이외에는. 구질구질하게 얘기할 것 없이 한 마디로 실패한 것이다. 나 역시 정권의 실패에 참회해야 할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왜 실패했을까. 정 전 의원은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업가 출신인 만큼 권력의 공공성에 유난히 취약했다. 권력을 마치 축재하듯이 벌어들인 사유재산으로 여긴 것 같다. 오죽하면 내부에서조차 국정운영을 패밀리 비지니스처럼 한다는 냉소까지 나왔을까."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시장에 당선될 때부터 함께 했던 최측근이었습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참회록에선,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이렇게 냉소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정두언, 입 닥쳐라. 너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거 하나만으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놈이다.' 내게 붙는 악플 중 가장 흔한 것이다. 나는 좋은 정부를 만들겠다는 꿈에 부풀어 정말 신들린 듯 일했다. 그리고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내 꿈은 거기서 끝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통령의 시간'이란 제목의 회고록을 펴냈습니다. 이 회고록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화자찬만 늘어놓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자원외교는 노무현 정부보다 잘했고,4대강 사업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는 식의 자화자찬이 많았는데, 정 전 의원의 참회록은 그걸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 전 의원의 참회록은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합니다. 회고록이 발간됐을 때 정 전 의원이 "이 전 대통령이 매를 벌었다"면서 "나는 회고록이 아니라 참회록을 쓰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정 전 의원은 추석을 맞아 펴낸 소책자와는 별도로, 상세한 내용의 참회록을 온라인 매체에 연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임 정부의 개국공신이 쏟아내는 고백과 폭로가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Re-e-e bye 미련 없이 손을 흔들어 Re-bye
Re-e-e bye 그땐 그때 이땐 이때 Re-bye
뒤돌아서면 그걸로 THE END Re-bye'

악동뮤지션의 'Re-bye'라는 노래입니다.

한 때는 개국공신으로서 '성공한 정부'를 꿈꿨던 정치인이 스스로 실패를 자인하고 뒤돌아 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정부의 실패는 국민의 불행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정두언의 참회록…"이명박 정부는 실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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