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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진짜 '카라스키야' 만난 카라스키야 의원 모임

입력 2016-09-12 18:54 수정 2016-09-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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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복잡하고 무거운 소식만 전해드렸는데요, 전쟁 얘기도 좀 해봤고요. 잠깐 분위기를 바꿔보겠습니다. 지난 금요일이죠,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던 당일인데, 국회에선 다소 이색적인 의원외교가 펼쳐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들이 파나마의 한 국회의원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더민주 의원들의 모임 이름이 그 파나마 의원의 성을 따서 지었던 겁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오늘 국회 발제에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 제가 소개해드리려는 내용은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날 오전 북한 핵실험만 없었더라면, 당일에 전해드렸을 겁니다. 며칠 지났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좀 재밌는 소식이라서 오늘(12일) 좀 준비해봤습니다.

자, 지금으로부터 39년 전, 1977년 11월 27일이었습니다. 온 나라,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인 채 TV수상기 앞에 모여앉았습니다.

WBA 주니어 페더급 초대 챔피언을 가리기 위해 우리나라의 홍수환 선수와 파나마의 까라스끼야 선수 간의 권투시합이 벌어지고 있었던 거죠.

안타깝게도 시합 장소는 우리나라가 아닌 파나마였습니다. 당시 파나마 대통령까지 현장에 직접 와서 참관했다고 하니, 분위기는 일방적이었겠지요.

자, 두 선수 비교를 하자면요, 홍수환 선수 28세, 까라스끼야 선수는 18세였습니다. 나이로만 보면 고딩이니까, 이게 시합이 되겠나 싶을 정도인데요.

까라스끼야 선수는 이 시합 직전까지만 해도 무려 11전 11KO, 그 가운데 TKO만 4차례였을 정도로 엄청난 핵주먹이었습니다.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 별명이 '지옥에서 온 악마'였다는 거죠.

아무튼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1라운드는 탐색전이었습니다. 큰 타격 없이 잘 넘어갔습니다. 홍수환 선수는 나중에 회고하길, 이때 '왠지 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악몽같았던 2라운드가 시작됐습니다. 아시다시피 홍 선수는 이 한 라운드에서, 무려 한번, 두번, 세번, 네번의 다운을 당하게 됩니다.

요즘 같으면 선수 보호를 위해서라도 바로 경기를 중단시켰을 상황이지만, 그땐 그렇지 않았습니다.

운명의 3라운드가 시작됐습니다. 국민들은 "져도 좋으니 그저 살아서만 돌아오라"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같은 장면이 펼쳐집니다. 앞선 라운드에서 4번이나 다운당했던 선수가 거세게 달려들었고, 훅 두 번에 이렇게 코너로 몰고, 회심의 일격을 날렸습니다. 여러분 다 기억하시는, < 4전 5기 >라는 조언을 만들어냈던 바로 그 순간입니다.

바로 홍수환 선수의 상대였던 까라스끼야 선수가 지난주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전직 권투선수 신분이 아닌, 파나마 국회의원 신분으로 찾은 겁니다.

더군다나 지난 금요일에는 '카라스키야'라는 이름의 더민주 의원 모임의 초청을 받아서, 국회를 찾아 의원들과 간담회도 가졌던 겁니다.

[앵커]

양 반장, 다 좋은데요, 우리 외국어 표기대로면 '까라스끼야'가 아니라 '카라스키야'가 맞는 거 같은데 자꾸 욕하는 것처럼 들려서 좀 그렇네요?

[기자]

네, 저도 고민했던 부분인데요. JTBC 뉴스룸의 < 밀착카메라 >를 진행하는 안지현 기자가 대학 시절 스페인어를 전공해서, 본토 발음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까라~쓰끼야가 맞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계속 기분이 꺼림칙한데요.

[기자]

부장, 그건 어제 부장께서 안 좋은 일이 있으셨기 때문이고요. 문제 없습니다. 까라스끼야입니다. 아무튼 지난 금요일 있었던 더민주 의원들과 간담회 소식, 그리고 홍수환 씨와의 재회 장면 등등해서, 잠깐 시청자 여러분 머리 좀 식히고 가시라고 재미난 소식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기사는 어차피 잡히지도 않을 것 같아서, 제목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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