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기소 여부 검토에 착수했다.
이로써 롯데그룹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신 총괄회장 3부자(父子) 가운데 신동빈(61) 회장에 대한 조사만 남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전날 신 전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작년까지 10년간 한국 롯데 계열사 여러 곳에 등기임원으로 이름만 올리고 400억원 상당의 급여를 부당하게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일 신 전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7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한 바 있다.
검찰은 현재로선 신 전 부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필요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기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은 아울러 신 총괄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도 저울질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과 9일 양일에 걸쳐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신 총괄회장을 방문조사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 총괄회장에 대한 추가 방문조사 계획이나 필요성은 없어보인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6000억원대의 탈세 및 780억원대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그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57)씨와 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양도세와 증여세 등을 전혀 내지 않았다.
롯데홀딩스 지분 1%의 평가가치가 최소 1000억원 정도로 추산돼 6.2% 지분을 증여 받은 신 총괄회장 일가의 탈세액은 최소 62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신 총괄회장이 서씨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 일감을 몰아주는 등 780억원대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3부자 중 신 회장에 대한 소환 일정은 추석 연휴 이후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외교부에 신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 서씨의 한국 여권을 반납받도록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본에 체류 중인 서씨의 여권 무효와 적색수배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씨는 검찰의 소환 통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귀국을 미뤄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