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56분 쓰러졌는데 병원 도착 7시40분
'살수차 지침' 어기고 구급차 출동 요청도 안 해
지난해 1차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살수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303일째 의식불명 상태인 백남기(69) 농민이 사고 당일 쓰러지고 병원까지 이송되는 데 44분이나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은 살수차 운용지침에도 불구하고 백 농민에 대한 구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공개한 백 농민 후송 구급차 '구급활동일지'에 따르면 백 농민이 서울대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40분이었다.
김 의원은 "당시 현장을 촬영한 여러 동영상을 통해 파악된 백 농민의 쓰러진 시간은 오후 6시56분이다. 도착시각을 따져보면 백 농민이 쓰러지고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44분이나 걸린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백 농민에 대한 구급차 출동 요청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살수차 운용지침'에 따르면 살수차 사용 중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 즉시 구호조치하고 지휘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김 의원이 국민안전처로부터 제공받은 당일 119 신고기록에 따르면 이날 백 농민에 대한 구급차 출동 요청은 없었다.
백 농민을 이송한 구급차는 당일 오후 7시14분 세종로안전센터에 있던 다른 환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 지나가던 사람의 유도로 백 농민이 쓰러진 곳으로 향했다. 현장 도착시각은 오후 7시30분, 출발 시각은 오후 7시35분이었다.
김 의원은 "경찰이 백 농민이 쓰러진 직후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병원 이송이 지체됐고, 결국 골든타임을 놓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