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페북 "네이팜 누드소녀 사진 허용"… 알몸 노출 첫 예외 인정

입력 2016-09-10 16:3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페북 "네이팜 누드소녀 사진 허용"… 알몸 노출 첫 예외 인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세계적 강자인 페이스북과 노르웨이의 한 작가가 베트남전쟁 당시 어린 소녀의 알몸 사진의 페이스북 게재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한 끝에 페이스북이 한 발 물러섰다. 생식기나 엉덩이, 여성의 가슴 등 알몸을 노출한 사진은 삭제된다는 페이스북 운영 원칙에서 처음으로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논란을 일으킨 사진은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72년, 미군이 투하한 네이팜탄으로 인해 불붙은 옷을 벗어 던진 채 알몸으로 도망가는 9살짜리 어린 소녀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었다. 전 세계에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알리면서 퓰리처상을 받은 유명한 사진이었다.

영국의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삭제시켰던 베트남전 소녀의 알몸 사진을 다시 게재키로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가디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어린이 알몸 사진은 통상적으로 우리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다, 일부 나라에서는 어린이 포르노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진은 우리는 특별한 순간을 기록한 이미지로서의 역사성과 세계적 중요성을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이 상징적 사진의 역사적 중요성과 공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누드사진을 삭제함으로써 얻어지는 가치보다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우리는 삭제했던 사진을 다시 복귀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또 "우리의 정책은 표현의 자유와 공동체의 안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노르웨이 작가 톰 에이란이 '역사를 바꾼 7장의 전쟁 사진'이라는 주제로 네이팜탄 소녀 킴 푹(Kim Phúc)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었다. 페이스북은 사진 보도분야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는 퓰리처상 작품을 누드 사진이라며 삭제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노르웨이 최대 일간지 아프텐포스텐은 저커버그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를 1면에 게재했다. 페이스북의 조처에 항의하는 내용이었다. 아프텐포스텐의 에스펜 에일 한센 편집국장은 "페이스북이 아동 포르노물과 역사적 전쟁 사진을 분간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분명히 권한을 남용했다. 내 고유한 편집권을 침해했다"고 비난했다. 아프텐포스텐은 이와 함께 자사 페이스북에 네이팜탄 소녀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아프텐포스텐에 "사진을 삭제하거나, 모자이크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페이스북은 "우리는 이 사진이 상징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한 어린이 누드 사진만 허용하는 특별한 예외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페이스북을 향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도 네이팜탄 소녀의 사진을 올리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 이라고 항의했다. 페이스북은 솔베르그 총리의 게재물 역시 삭제했지만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넘어서지 못한 채 굴복을 하고 말았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