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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으로 먼저 알려진 북 지진…기상청 늑장발표 논란

입력 2016-09-09 16:03

지진 발표 외신보다 늦어…기상청 "국가안보 매뉴얼 따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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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표 외신보다 늦어…기상청 "국가안보 매뉴얼 따른 것"

외신으로 먼저 알려진 북 지진…기상청 늑장발표 논란


9일 북한에서 발생한 규모 5.04의 인공(mb)지진에 대한 기상청의 뒤늦은 통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기상청은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북위 41.299·동경 129.079)에서 규모 5.04의 지진을 감지한 시간은 오전 9시31분이다.

지진은 이보다 59초 앞선 오전 9시30분1초에 발생했다고 기상청 측은 전했다.

지진파는 강원도 고성군 간성관측소에서 오전 9시30분43초에 최초로 관측돼 속초, 서화, 양양, 화천, 인제 관측소 순으로 우리나라 거의 모든 지진관측소에서 감지됐다.

인공지진이 발생했을 때 감지되는 음파도 철원, 간성, 양구 등 관측소 3곳에서 잡혔다.

기상청 지진관측소는 150곳이 있다. 유관기관 관측소까지 합하면 200곳이다.

하지만 국민에게는 즉각 통보하지 않아 지진 소식은 외신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지진이 발생하면 50초 이내에 국민에게 알리게 돼 있지만, 기상청이 지진 발생을 공식 발표한 시각은 오전 10시께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는 이날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UTC 오전 0시30분·북한시간 오전 9시)에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같은 시각에 속보로 전했다.

중국지진네트워크센터(CENC)는 이날 오전 8시30분(중국시간·북한시간 오전 9시)에, 일본 기상청도 우리 기상청보다 일찍 북한에서 자연지진 파형과는 다른 흔들림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국가안보 절차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김남욱 지진화산관리관은 "청와대 보고는 감지 즉시 이뤄졌다"면서 "인공지진은 국가 안보사항으로 북핵 실무대응 매뉴얼에 따라 진행돼 발표가 늦춰졌다. 왜곡된 정보가 잘못 전달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민과 누리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트위터 아이디 'mj******'는 "왜 우리는 유럽지진센터를 통해 (지진 발생 사실을)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짜증난다"고 분개했다.

또다른 아이디 'ya********'도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유럽에서 북한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의 진앙과 그 규모를 계측해 공개하고 나서야 비로소 헐레벌떡 발표하는 한국 기상청, 정말 멋지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는 김태균(28)씨는 "툭하면 도발 징후를 떠들던 정부가 정작 핵실험으로 인공지진이 났는데도 국민에겐 알리지 않았다. 허둥대다 늦어진 것 아니냐. 안보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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