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에어아시아 항공기가 조종사의 실수로 엉뚱하게 호주 멜버른에 간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이날 호주교통안전국이 지난 2015년 3월10일 발생했던 사건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건은 기장이 수동으로 좌표를 입력할 때 출발하는 위치를 잘못 찍으면서 시작됐다. 에어아시아는 당시 승객 212명을 태우고 호주 시드니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항공기는 기장이 수동으로 운항유도장치에 항공기의 현재 위치를 잘못 입력하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 보고서는 이 실수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지만, 기장과 부기장에게 비행 전 안전 메시지를 전달하는 헤드폰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부기장은 비행 전 조종석에서 비행을 위한 준비를 마치는 동안 기장은 보통 외부 환경을 확인한다. 이 때 기장이 수동으로 항공기 위치 좌표를 입력할 때 동경 01519.8(동쪽으로 15도19분08초)로 입력해야 했어야 하는 데 동경15109.8(동쪽으로 151도09분08초)로 입력했다.
이 보고서는 "잘못된 좌표 입력 때문에 1만1000㎞의 거리상 오류가 발생했다"며 "이는 항공기의 비행유도 시스템과 경보 시스템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이후 조종사들이 오류를 확인하고 여러 번 정정하려 했으나 항공기가 상공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틀기 시작한 뒤에야 이를 알게 돼 소용이 없었다.
이 보고서는 당시 이륙 전 여러 경보기가 오류를 알렸지만, 조종사 모두 이를 못 들었고 문제를 알고 해결에 나섰을 때는 너무 늦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문제를 해결하려다 운항유도 장치 뿐 아니라 비행안내 및 비행제어 장치까지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다.
기장은 다른 장치까지 문제가 생기자 시드니로 돌아가 착륙하겠다고 관제탑에 요청했으나 시드니의 날씨가 좋지 않아 결국 항공기를 멜버른에 착륙시켰다. 이후 항공기는 멜버른공항에서 세 시간 가량 지연한 후 마침내 예정됐던 쿠알라룸푸르로 재출발했다.
말레이시아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는 7일 CNN에 사고 후 모든 항공기에 향상된 자동노선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체제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