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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당선 한 달…이정현의 꿈, 그리고 거위의 날개짓

입력 2016-09-08 18:52 수정 2016-09-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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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오늘(8일)로 당선 한 달째가 됐습니다. 보수정당 최초로 호남 출신 당 대표가 된 이정현 대표는 그동안 '섬기는 리더십'을 강조하며 현장을 챙겼는데요.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이정현 대표의 한 달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 평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때 당 대표에 당선시켜 달라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정현/당시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 (지난달 9일) : 저 이정현에게 손 한번 잡아 주십시오, 여러분. 일하고 싶습니다. 저 이정현 일하고 싶습니다. 저 이정현, 우리 새누리당의 발전과 대한민국 정치 변화를 위해서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취임 한 달을 앞둔 이정현 대표의 이러한 외침은 정말 현실이 됐을까요? 이 대표는 거의 매일 현장을 다녔는데, 그 모습이 과거의 대표들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미리 정해진 일정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가끔은 수행원도 기자도 없이 불쑥 현장을 찾는 방식이었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고 해서 '홍길동식 행보'라는 평가도 받았는데요.

지난달 21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경기도 의사회의 집회에 저렇게 밀짚모자를 쓰고 나타났습니다. 진짜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나름대로 신분을 숨긴 건데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회색 점퍼를 한여름에 입었고, 다른 분들은 흰 모자를 썼는데, 밀짚모자를 썼거든요. 티가 안 났을까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정현 대표는 즉석 행보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15일 광복절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경희대를 방문해서 요즘 취업이 어려운 청년 문제에 관해 학생들과 즉석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정현 대표는 여느 정치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군부대 방문도 했습니다. 보통 잠깐 들러 사진 찍고 오는 게 대부분인데, 이 대표는 36년 전 자신이 근무했던 전방의 포병부대를 찾아서 1박 2일을 함께 했습니다. 장병들과 탁구도 열심히 치고, 춤도 열심히 추고, 체조도 열심히 하고, 구보도 열심히 하고, 무엇보다 애국가도 크게 열심히 불렀습니다.

그런데요. 이정현 대표가 유독 열심히 안 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청와대와 관련된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항상 입을 닫는 건데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신을 바람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달 24일) : 보이는 해도 있어야 되고 눈에 띄는 비도 있어야 되고 눈에 보이는 구름도 있어야 되지만 때로는 벼를 익게 하고 과일을 익게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바람도 있고, 그리고 또 바람은 늘상 보이지는 않지만 늘상 작용하고 있다고 하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가끔 이정현 대표는 바람처럼 사라지기도 했는데요.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 발언 때문에 새누리당이 의장실 점거까지 해가며 거세게 항의한 그날, 그러니까 지난 2일, 오전까지 국회에 있던 이 대표가 오후에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다들 어디 갔나 찾았는데, 이렇게 '나 여기 있다'는 것처럼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해외순방을 떠나는 박근혜 대통령을 환송하러 간 건데요. 박 대통령과의 오랜 관계 때문에, 아무래도 수평적 당청관계는 먼 얘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야당에선 이런 호소가 나오기도 합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지난달 25일) : 이정현 대표 나서십시오. 대통령께 할 말은 하고 문제를 풀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왜 뒤에 숨어계십니까. 이런 꽉 막힌 정국을 해결해 달라고 제가 호소 또 합니다.]

평가야 엇갈리겠지만, 어쨌든 이정현 대표는 이렇게 바쁘게 한 달을 보냈습니다.

이 대표는 노래 '거위의 꿈'을 자신의 휴대전화 신호음의 배경음악으로 쓰는데요. 스스로 표현한대로 새누리당 내에선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급인 이 대표가 앞으로 새누리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는 < 이정현의 꿈, 그리고 거위의 날개짓 >으로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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