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8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 추미애 대표가 그 주인공이었는데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키로 했다가,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갑자기 취소했던 겁니다. 추 대표는 특히 다른 지도부와 사전 상의 없이 전 전 대통령 예방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당내에서 많은 뒷말까지 낳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에서는 추미애 대표의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해프닝을 중심으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추미애 대표의 서울 연희동 방문 소식이 전해진 건 오늘 오전 8시쯤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꽤 오래전에, 사석에서 추 대표의,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인물평을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였습니다. 다른 야권 인사들처럼, 적개심이 느껴질 정도로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실제 추 대표는 5공 시절 판사로 재직할 때, 여러 시국사건 피의자들을 훈방 조치하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을 하기도 했죠.
만약 전 전 대통령 예방이 성사됐더라면, 더민주 계열 야당 대표로선 사상 첫 연희동 방문이었을 겁니다. 물론 지난 2003년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찾긴 했지만, 그땐 열린우리당 분당 이후라서 대표성을 갖긴 힘든 상황이었죠.
당 반응이 썩 좋지 않을 거라 짐작이 갔는데, 역시 예상대로였습니다. 당내 많은 의원들이 곧바로 SNS에 예방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야권 성향의 네티즌들도 집중 성토를 했습니다. 추 대표는 이런 역풍을 기대 못했다는 듯,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진화에 나선 모습이었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뭐, 아무 배경 없어요. 뭐 그렇게 큰 의미 부여하지 마십시오. 거기에 뭐 군더더기나 해석은 하실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조차 의미 부여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나 봅니다. 이들은 사전 상의가 없었다는 점뿐 아니라, 여론의 역풍 가능성, 부적절성 등을 지적하며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추미애 대표는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더불어민주당 :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최고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여 일정을 취소하였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던 걸까요. 한가지 짐작이 가는 대목은 있습니다. 추 대표는 선출직으론, 최초의 대구 출신, TK 출신 더민주 대표입니다. TK 기반이었던 신군부 정권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통한, 이른바 '동진 전략'을 기대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부쩍 호남에 대해 구애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의식했던 거 아니냐는 거죠.
그래서 오버랩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2002년 4월, PK 출신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가 주변 만류를 뿌리치고, 상도동으로 찾아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이른바 영삼시계'를 보여주면서 "총재님이 일본 출장 갔다 사주신 시계, 아직도 차고 있다" 이렇게 자랑했다가 당시 60% 가깝던 지지율이 순식간에 푹 꺼졌던 상황 말입니다.
자, 그런데 재밌는 건,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역시 TK 기반의, 생존해있는 전직 대통령이면서, 누구처럼 총칼로 정권 잡은 것도 아닌데, 추 대표가 이 전 대통령 예방 계획은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아마도 이 전 대통령, 이 소식 듣고 이런 반응이지 않았을까요?
[배칠수/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왜들 이렇게 모른 척들 해, 치사하게~ 왜 그래~]
치사하다는 말까지 하시는 거 보면 많이 좀 속상하셨나 봅니다.
[배칠수/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참 서운하면서도 이 부분 또한 안타깝고 하기 때문에~]
네네, 방송인 배칠수 씨의 이 전 대통령 성대모사를 통해서, 이런 속마음이지 않을까 저희가 유추해봤습니다. 자, 자세한 얘기는 들어가서 풀어드리겠습니다.
일단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추미애, 최고위원 반발에 전두환 예방 취소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