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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 하일성, 30년 명해설가로 활동한 거목…말년엔 굴곡진 삶

입력 2016-09-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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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 하일성, 30년 명해설가로 활동한 거목…말년엔 굴곡진 삶


8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하일성(67) 전 야구 해설위원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30년 가까이 해설가로 활동한 야구계 거목이었다.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해설가로 인정받은 그는 야구 행정가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야구계를 떠나서는 굴곡 많은 삶을 보냈다.

하 위원은 1949년 서울 출생으로 성동고와 경희대 체육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했다.

일선 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던 그는 1979년 동양방송에서 고교야구 해설을 하면서 처음 해설위원의 길에 들어섰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는 KBS 해설위원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하 위원은 야구 이론과 프로야구 원년부터 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야구 해설계에서 허구연 MBC 해설위원과 양대산맥을 이뤘다.

경기의 흐름을 분석해 예측하는 해설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야구팬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 모았다.

야구 해설 뿐 아니라 각종 예능과 오락 프로그램에도 모습을 보이며 방송인으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2002년 심근경색과 위종양으로 생사의 경계에서 병마와 싸워 이겨낸 그는 야구장으로 돌아와 명해설을 이어갔다.

하 위원은 2006년 5월 한국야구위원회(KBO) 11대 사무총장 자리에 오르며 해설위원에서 행정가로 변신했다.

당시 프로야구는 현대 사태로 인해 8개 구단 체제가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지만 히어로즈 창단을 이끌어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도 하 위원이 사무총장을 역임하는 동안 이뤘다.

2009년 3월 사무총장 임기를 끝낸 하 위원은 그 해 한국시리즈 해설을 맡으면서 본업에 복귀했다.

이후 프로야구 중계가 활성화되고 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하 위원의 입지가 좁아졌다. 2014년 케이블 방송 해설을 끝으로 더 이상 야구 해설을 하지 않았다.

야구계를 떠난 시점부터 하 위원의 인생은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부동산 사기로 경제적인 문제에 시달리던 그는 최근까지도 그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빌린 돈 3000만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됐던 그는 지난 2월 또 다른 사기에 휘말렸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월초 지인으로부터 프로야구팀에 입단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하 전 위원은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지난 7월 검찰로부터 사기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계속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재산을 탕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소유하던 경기도 양평 소재 전원주택 부지가 부채 등으로 법원 경매에 나왔다.

2015년 1월에는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에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각종 부채로 대출이 막힌 그는 당시 5000만원을 빌려주겠다는 말에 속아 실제로 300여만원을 송금한 사실이 알려져 당시 경제난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케 했다.

하 전 위원은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심근경색 수술 후 심각한 공황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려 스스로 정신과를 찾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계속된 경제난에 고통 받던 그는 건강상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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