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사건 무마' 육성파일 공개…드러난 부장검사의 민낯

입력 2016-09-07 20:4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스폰서 검사의 민낯은 들춰낼수록 믿기 힘든 내용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신 것처럼 검찰은 뒤늦게 특별감찰팀을 만들었는데요. 취재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조택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먼저 이번 사건의 핵심 등장인물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김형준 부장검사와 고교 동창인 김모 씨, 이른바 스폰서 관계인데요, 김씨와 동업관계에 있던 한모 씨가 서울 서부지검에 사기와 횡령 혐의로 김씨를 고소합니다.

서부지검에서 관련 내용을 대검에 보고한 뒤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김 부장검사는 서부지검 관계자들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고, 대검찰청은 언론 취재가 시작된 지난 2일에서야 감찰에 나섰습니다.

[앵커]

김 부장검사와 동창이라는 김모 씨가 나눈 SNS 대화 내용은 어제(6일) 보도를 해드렸고, 그 내용도 사실 충격적이었습니다. 통화 내용도 공개가 됐는데, 김 부장검사가 서부지검 관계자, 그 중에는 사건 담당부서 부장검사도 있던데요. 대검찰청이 진상조사를 지시한 뒤에 만나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 하는 생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사 대상자와 이런 자리를 가졌다는 것만해도 문제라고 볼 수 있고요. 대검찰청은 감찰조사를 왜 진작에 안 했느냐라는 지적에 대해서 수사에 효율성 때문에 서부지검에 엄정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 말이 맞다면 서부지검이 지침을 어기고 조사 대상자와 밥을 먹었다는 얘기고, 그렇지 않다면 대검찰청이 제대로 지시를 하지 않은 셈이 됩니다.

그렇기때문에 이 부분도 감찰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동안 나온 내용을 보면 김 부장검사가 했던 일이 이것 뿐이겠느냐는 의혹이 당연히 나옵니다. 다른 내용도 공개된 게 있나요?

[기자]

네, 고등학교 동창인 김씨가 동업자로부터 고소를 당한 뒤 김 부장검사가 김씨와 거래하는 업체 한 곳이 고양지청에 고소를 하도록 합니다.

고양지청 간부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오늘 공개된 통화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김형준/부장검사 (한겨레 제공) : 오죽하면 ○○○(고양지청 간부) 만나고 수차례 어떻게든 해보려고]

그리고 "고양이든 마포든 쫓아가서 어떻게든 끈을 만들려고 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고양지청 간부와 사법연수원 동기이고 친분이 있기 때문에 김씨 사건을 이곳에서 수사를 하면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해 수사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한 대목입니다.

[앵커]

그래서 어제 셀프 고소다, 이런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공정하게 수사를 받아도 모자란 상황인데,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서 이런 일을 했다는 건 사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용납돼선 안되는 그런 일인데, 심지어 김씨 수사 담당 검사도 접촉을 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시 통화 내용을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김형준/부장검사 (한겨레 제공) : ○○○(수사 담당검사)도 나 나름대로 얼마나 머리를 썼겠어. 불러서 밥을 좀 먹고 그래야 되니까 울산에 친한 검사를 불러가지고 서너 명을 엮어서 밥을 먹이고. 나중에 필요할 때 얘기를 하려면 사람이 밥이라도 한 번 먹고 얘기하는거 하고 대뜸 선배라고 해서 전화해서 얘기하는 거랑 같아 틀려.]

그러니까 인맥을 총동원해 수사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려 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 정도로 접촉을 했다면 김씨와 미리 말을 맞추려고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되는데요.

[기자]

네, 그런 내용도 나오는데요, 들어보겠습니다.

[김형준/부장검사 (한겨레 제공) : 똑똑히 들어. 시비를 걸어서 징계라든지 나를 발을 꽁꽁 묶으려고 하면 술 먹은 거 가지고도 묶을 수 있어. 그러니까 쓸데없는 거에 말려들지 말라고. 어디 장소가 어디냐는 등 물었을 때 대답해버리면 그것만 가지고도 발을 묶어버려. 그럼 부장이든 누구든 요만큼도 통화도 못하게 된다고.]

결국 자신에게 불똥이 튀는 걸 막기 위해 김씨에게 어떻게 대답을 하라고 미리 진술 내용을 알려주는 겁니다.

[앵커]

어제 공개된 SNS 대화 내용, 그리고 지금 들은 본인 목소리의 통화 내용 안에 사실상 모든 게 들어있다고 봐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특별감찰팀이 오늘 만들어졌는데, 기존 감찰본부가 아니라 별도로 팀을 만든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검찰이 자체 개혁안을 만들어서 내놨지만, 정작 현직 부장검사의 비리에는 눈을 감았다는 비판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번 사건을 대충 덮지않고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하지만 이미 대검찰청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뒤늦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어느 정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앞으로 조사는 어떻게 예상되나요?

[기자]

일단 김 부장검사와 고교 동창 김모 씨 등 주변 인물, 김 부장검사가 접촉한 서울 서부지검과 고양지청 등 검찰 관계자들은 모두 감찰 대상입니다.

그리고 특히 2013년도에 연예인 에이미씨 사건에 관련됐던 검사에 대해서도 감찰이 시작됐다가 곧바로 수사로 전환된 전례가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감찰이지만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는 거로 봐야할 것 같고요.

특히 김 부장검사의 경우 잠시 전에 들어보셨던 통화 내용만으로도 증거인멸 교사 등 수사 방해와 뇌물 수수 혐의 적용이 가능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대검찰청이 사건을 몇 달 동안 쥐고 있다가 화를 더 키운 셈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누군가 책임을 지게 되나요?

[기자]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은 한 검사의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조직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한 두명 사법처리나 징계가 아니라 대검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도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녹음 파일은 한겨레 신문에서 공개했죠? (그렇습니다.) 한 4분 분량이라고 들었는데 더 있을 것으로 보입니까?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녹취록은 내용이 조금 더 많은데 오늘 공개된 내용은 그 중에 일부를 발췌해서 파일 형식으로 공개했습니다.

나머지 내용들은 녹취 파일이 더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조택수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향응 요구, 비위 은폐 정황…'스폰서 검사' 파문 확산 '스폰서 검사' 뒷북 감찰…검찰 스스로 개혁안 '먹칠' 스폰서 의혹 김형준 부장검사 누구?…장인 박희태, 상사 진경준 법무부, 스폰서 부장검사 김형준 2개월 직무집행정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