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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구속' 고개 숙인 대법원장…10년 만에 또 사과

입력 2016-09-06 20:18 수정 2016-09-0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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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법원장이 오늘(6일)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직 부장판사가 구속된 데 따른 겁니다.

[양승태/대법원장 :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충격을 안겨드린 점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1995년 윤관 대법원장과 2006년 이용훈 대법원장도 법원의 비리가 불거지면서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거의 10년 주기로 대법원장이 사과를 하고 있지만 신뢰와 정의의 상징이어야 할 법원의 비리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장이 고개를 숙여도 별 감흥이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이서준 기자, 먼저 오늘 대법원장의 사과문 내용을 조금만 더 자세히 알아보죠.

[기자]

방금 들으신 것처럼 대국민 사과를 한 건데요. 분량은 A4 용지로 9쪽이나 됩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법관의 일탈 행위로 법원의 신뢰가 무너졌고, 긍지와 자존심을 손상시켰다"고 반성을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렴하지 않은 법관은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수천 부장판사에 대한 엄정한 조치도 약속했습니다.

[앵커]

사법부를 대표하는 대법원 수장이 공개 사과를 하는 게 매우 이례적인 일이긴 한데, 하지만 여론은 좀 냉담한 것 같습니다.

[기자]

무엇보다 너무 늦은 사과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애초 의혹이 불거졌을 때 대법원이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히겠다는 입장보다, 브로커의 허풍이라며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더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와서 하는 사과가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건데요.

또 공교롭게도 대법원장 사과가 10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어, 변한 건 없이 말뿐인 사과만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앵커]

아무튼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의 사과는 어땠습니까?

[기자]

대법원장 사과는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1995년 2월, 인천지법 집달관사무소 직원들이 경매입찰 보증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당시 윤관 대법원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06년 8월에는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구속되면서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대국민 사과들이 진정성을 띠려면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들이 나와야 할 텐데, 오늘 전국 법원장 회의를 열어서 해법을 논의했다면서요? 어떤 내용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법원장 회의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비위 법관의 연금을 깎고, 받은 금품의 5배까지 부가금을 물리는 등의 방안들을 논의됐습니다.

또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부당한 금품수수 등의 비위 사실이 드러날 경우, 바로 징계를 하는 안도 나왔습니다.

[앵커]

이 대책들이 실제로 효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텐데, 또 공염불이 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여론이 호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그런데 정운호 법조게이트에서 거론된 현직 판사는 김수천 부장판사 외에도 더 있지 않습니까.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선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거죠?

[기자]

정운호씨, 그리고 최유정 변호사와 관련한 재판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의혹들은 더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오늘 대법원장이 오늘 공식 사과에 나선 겁니다.

심지어 이에 대해서 검찰로부터 더이상의 판사 수사가 없다라는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서준 기자가 전해드렸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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