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향한 쾌조의 스타트는 가능할까. 성패는 시리아전에 달렸다.
한국은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의 툰쿠 압둘 라만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갖는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3-2 신승을 거둔 한국은 시리아를 제물로 2연승에 도전한다.
최종예선을 지금처럼 두 개 조로 나눠 치르기 시작한 것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부터다. 참가국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이 2장에서 3.5장으로 늘었고 새로운 방식이 탄생됐다.
지금까지 초반 2연승을 거둔 팀이 나온 것은 총 5차례.
이들 모두 예외 없이 본선 무대를 밟았다.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최고의 팀은 단연 한국이다. 최용수 현 장쑤 쑤닝(중국) 감독의 해트트릭으로 카자흐스탄과의 첫 경기를 3-0으로 승리한 후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팽이' 이상윤 건국대 감독의 극적 결승골로 제대로 분위기를 탔다.
여기에 이민성 창춘 야타이(중국) 코치의 왼발 중거리 슛으로 유명한 '도쿄 대첩'까지 승리로 이끌면서 한국은 3연승을 질주했다. 당시 차범근 감독의 인기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본선행 티켓의 한 장은 한국의 몫이었다.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빠진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중국이 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중국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을 각각 3-0과 2-0으로 완파, 초반 흐름을 잡았다. 결국 6승1무1패로 B조 1위를 차지하며 사상 첫 본선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8개팀이 최종예선을 치렀는데 초반 2연승에 성공한 팀은 아무도 없었다.
한국은 두 번째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0-2로 패했고 다른 조의 일본도 이란에 1-2로 덜미를 잡혔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호주가 시작부터 내달렸다.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바레인을 차례로 꺾고 일찌감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국은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UAE 등 껄끄러운 상대들과 한 조에 몰렸지만 4승4무(승점 16)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북한과의 첫 경기를 1-1로 비겨 연승으로 레이스를 시작하지는 못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2연승으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이란전 2패와 바레인 원정 패배로 크게 흔들렸지만 앞서 승점을 벌어둔 덕분에 가까스로 조 2위를 지킬 수 있었다.
모든 팀이 최정예 전력을 꾸리는 최종예선에서의 연승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초반 2연승팀이 아직 탈락한 경우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론 이제 첫 발을 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의 경우 4년 전보다 1개팀 늘어난 6개팀이 경쟁을 벌인다는 변수가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한국이 시리아를 이긴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역대 최종예선 초반 2연승팀(괄호 안은 최종 성적)
▲1998년 한국(6승1무1패·본선행)
▲2002년 중국(6승1무1패·본선행)
▲2006년 없음
▲2010년 호주(6승2무·본선행)
▲2014년 한국(4승2무2패·본선행), 일본(5승2무1패·본선행)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