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오는 7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 총괄회장을 오는 7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통보했다고 5일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6000억원대의 탈세 및 780억원대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그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57)씨와 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양도세와 증여세 등을 전혀 내지 않았다.
롯데홀딩스 지분 1%의 평가가치가 최소 1000억원 정도로 추산돼 신 총괄회장 일가의 탈세액은 최소 62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신 총괄회장이 서씨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 일감을 몰아주는 등 780억원대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 조사시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으로 응답한 점, 신 총괄회장이 올해 초 서울가정법원에 출석했던 점 등을 고려해 소환 조사를 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 측 변호인과 접촉했는데 인지 상태 등이 연초와 크게 다름이 없다고 해서 출석을 요구했다"며 "정신적 문제 뿐 아니라 건강 부분도 조사받은 수 있는 상태라고 보고 출석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소환 통보에 불응할 경우 건강 상태 등을 다시 점검할 방침이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 결정을 내렸다. 한정후견은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능력이 부족한 상태가 인정돼 일부분에 대해 조력을 받는 것을 말한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심신미약의 경우 형을 감면할 수 있지만 한정후견 결정은 형사책임과는 별개"라며 "현재 조사받는 능력이나 형 선고시 그것을 감수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시사하는 게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소진세(66)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을 소환조사 중이다.
또 이번주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이봉철 롯데그룹 정책본부 부사장,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 황 사장 등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추석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