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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시진핑, 한중 정상회담서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

입력 2016-09-05 18:37 수정 2016-09-0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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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 오전 박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사드와 북핵'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일단 청와대는 양국 정상이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입니다만, 물론 그것도 일리가 있는 얘기지만요. 하지만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을 두고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 발제에서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G20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국 항저우는 중국인들이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항저우'라고 자랑할 만큼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어제 G20정상들을 바다와 같은 호수 시후가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불러 환영만찬을 대접하고 함께 호수를 둘러봤습니다. 중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공연도 관람했는데, 제목은 '가장 그리운 곳은 항저우'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겉으론 화려하고 평온해 보입니다만 항저우 G20정상회의장은 실제론 사드, 북핵 문제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리시각으로 오늘 오전 9시 30분부터 40여 분간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을 달래기 위한 '설득 외교'에 나선 건데요.

먼저 마이크를 잡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양국 취재기자들이 자리한 공개석상에선 항저우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선생의 인연부터 언급합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한국의 유명한 지도자인 김구 선생님께서 저장성에서 투쟁을 하셨고, 중국 국민들이 김구 선생님을 위하여 보호를 제공했습니다.]

시 주석은 양국 간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면서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자고 강조하며 예를 갖춥니다. 박 대통령도 여기에 화답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한·중 정상회담 :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중요한 일일수록 국가 간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비공개 회담에서 사드 얘기를 꺼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음성대역) : 이 문제를 부적절하게 다루는 것은 지역의 전략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분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한중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실질적인 의견 접근을 이루기보다는 '입장차'를 확인하고 헤어졌다고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외교부는 G20 정상회의와 관련해서 이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7월 라오스에서 윤 장관 앞에서 사드 문제를 강력하게 항의했던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아주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입니다.

윤 장관은 미소를, 왕이 외교부장은 '파안대소'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우려하는 만큼 한중관계가 '나쁘지 않다'라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겠죠.

하지만,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가운데 놓인 우리 정부의 외교는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는 필요없다, 제3국의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조건부 사드론'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고 있지만, 이미 사드 한반도 배치는 미국과 중국 강대국 간의 역학구도, 힘겨루기와 깊게 얽혀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 (북핵 위협 해결 시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는 건 한국 대통령이 결정 못 해요. (조건부 사드배치론에 대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그냥 듣고만 있지 아마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이) 우리를 어제 낳아서 이슬 먹고 자란 뭐 그런 아기로 보나, 이런 식으로 생각할 거예요.]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배치 결정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차도 함께 마시고, 푸른색 넥타이까지 같이 매고, 4시간이나 회담을 이어갔지만, 줄곧 양국의 입장은 충돌했습니다.

이런 미-중간의 험악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항저우 공항에 내렸는데, 다른 정상들 모두에게 제공됐던 레드카펫 계단이 없었던 겁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전용기 앞문을 두고 가운데 문으로 이동해 원래 전용기에 달려있던 계단을 걸어내려왔습니다. 그 많은 레드카펫, 오바마 미 대통령만은 밟을 수 없었습니다.

또 중국 당국이 어떤 이유에선가 미국 기자들의 공항 취재를 가로막았고, 이를 항의하는 백악관 직원과 중국 당국자가 언성을 높이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백악관 직원이 "우리 대통령, 우리 비행기"라고 소리쳤는데, 중국 당국자도 지지 않았습니다.

[중국 당국자 : 우리나라, 우리 공항이거든요?]

중국의 손님 대접 한번, 험악합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공항 풍경이 현재의 미중관계를 반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시진핑, 한중 정상회담서도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 >로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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