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들어 부쩍 부모·자식 간의 끔찍한 살인사건소식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난히 존비속 살인사건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왜 그런건지 김태영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엄마는 딸을 흉기로 살해하고, 14살 아들은 장애인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그 이틀 뒤엔 아들이 휘두른 흉기에 엄마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달 19일에서 21일 주말 사흘 동안 3건의 부모 자식 간 살인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사실 2009년부터 4년 간 국내 살인사건 10건 중 1건은 부모 자식 간에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2.5배, 영국의 5배입니다.
전문가들은 자녀와의 동거문화가 오히려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성국 검시조사관/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 (우리나라는) 부모의 양육기간이 외국에 비해서 상당히 깁니다. 본인의 이상향과 일치하지 않을 때 분노와 원망의 대상이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피의자의 정신질환 비율이 높은 것도 부모 자식간 살인사건의 특징.
피의자 10명 중 4명이 정신질환자로 집계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사건 자체가 자기 딸의 시신을 훼손했는데 정신이상자가 아니면 어떻게 그랬겠어요. 일단 정신감정을 받아봐야 하니까.]
이 때문에 정신질환자가 있어도 가족 내에서만 쉬쉬하고 치료는 미루는 문화가 문제란 지적도 나옵니다.
[박형민 연구위원/한국형사정책연구원 : 정신질환자분들은 혼자서 다른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에, 욕구 불만이 생기더라도 부모에게 표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그래서 존속살인 (가해자) 중에 정신질환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이 가정불화나 빈곤 등과 겹치면 더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