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직 부장판사의 뇌물수수 혐의 구속.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서준 기자, 김수천 부장판사 혐의가 여러가지 있는데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게 정운호 씨한테서 청탁을 받고 재판을 진행했다, 이런 게 있죠?
[기자]
지난해 말 김 부장판사가 네이처리퍼블릭 인기제품을 위조한 판매업자들의 항소심을 맡았는데요.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양형이 높다는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기각하는 등 피고인들을 엄벌에 처했습니다.
검찰은, "정운호씨가 김 부장판사에게 업자들을 엄벌해달라면서 돈을 준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청탁과 함께 돈을 받고 내린 청부 판결이라는 겁니다.
[앵커]
정운호씨가 엄벌을 부탁하고 나서, 그 부탁을 받고 실제로 모조품 만드는 업체 대표를 엄벌에 처했다는 건데, 사실 청탁을 받고 누군가를 봐주면 이게 금방 드러나게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라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은데, 돈을 받은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정씨 소유의 고급 외제차를 5000만 원에 샀는데, 얼마 뒤 이 5000만 원을 다시 돌려받았습니다. 사실상 공짜로 차를 받은 겁니다.
김 부장판사 가족 계좌로 정 씨 명의의 수표가 건네진 사실도 확인됐고요. 부조금 명목으로 500만 원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베트남 등 해외여행도 같이 다녔는데, 여행 경비는 모두 정씨가 지불했습니다.
이밖에도 골프 접대도 수차례 걸쳐 이뤄지는 등 사실상 정씨가 김 부장판사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이게 예전에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실은 이 의혹들이 제기된지 제법 됐잖아요? 그런데 법원에서는 모두 부인했었던 거죠?
[기자]
맞습니다. 정운호 게이트가 처음 불거진 게 지난 5월인데요. 그 때부터 김수천 부장판사는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그때만해도 대법원은 법조브로커가 허풍을 떤 거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번에 혐의사실에 들어간 김 부장판사의 문제의 청탁재판에 대해서도 비정상적인 판결이 아니라는 공식 해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법원이 지나치게 방어적인 입장을 취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정운호발 이른바 법조 게이트 수사에서 나온 얘기인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지 않습니까. 다른 판사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정운호씨는 이미 보도가 여러차례 나온 것처럼 구속을 피하고, 또 구속된 뒤에는 어떻게든 풀려나기 위해서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정운호씨 재판과 관련해서 법조계에서는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여럿 더 있다는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 법조브로커들은 나름 판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이 역시나 법조브로커의 허풍에 불과한지, 아니면 뭔가 또다른 배경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은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서 사과를 하기로 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다음주 화요일에 전국 법원장 회의가 열리는데요. 이 자리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입니다.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서 사과를 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인데요. 2006년 법조 비리사건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이 사과를 한 적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