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와 관련, 국내 주요 화주들에게 화물운송시 국적선사를 이용해주길 부탁했다.
김 장관은 2일 오후 4시30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출입 화물 비상대책 회의'에 참석, 선주와 화주가 힘을 합쳐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을 독려했다.
이날 회의는 김 장관의 모두 발언 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장관은 오후 6시를 넘겨 선·화주와의 회의를 마친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오늘 회의에서 화주들에게 화물운송시 국적선사를 이용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 장관과 박경철 해수부 해운물류국장 외에 선주협회, 현대상선, 흥아해운, 장금상선, 고려해운 등 12개 해운사와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범함판토스, 삼성SDS, 한익스프레스 등 물류업계가 함께 참석했다.
김 장관은 당초 공식 회의 후 삼성SDS,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한익스프레스 등과 따로 면담을 가지려고 했으나, 국회 일정이 있어 이는 취소됐다.
앞서 김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는 (선·화주) 공동의 노력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라며 "대한민국의 신뢰와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노력에도 국내 1위, 세계 7위의 굴지 해운사의 정상화가 어렵게 된 사실에 대해 해수부 장관으로서 안타깝고, 괴롭고 착잡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김 장관은 이번 사태로 단기간 관련 업계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출입 중심의 우리나라 경제의 무역 구조를 감안할 때, 2~3개월간 한진해운의 협력업체 및 수출입 기업들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해상항만대응반을 운영하고 있다.
해상항만대응반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달 31일 해수부 및 한국선주협회, 부산항만공사, 여수항만공사, 해상노조연맹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운영되고 있다.
김 장관은 "대응반은 현재 피해를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강구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우선 한진해운 노선 중 운송이 시급한 미주노선의 경우 현대상선에서 4척의 선박을 긴급 투입, 오는 8일 첫 출항을 할 예정이다.
또한 유럽노선 역시 현대상선에서 9척의 선박을 투입해 이달 둘째 주 출항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장관은 "컨테이너 시장 최대 성수기인 9~10월 동안 운송에 차질이 없도록 선주협회와 비상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라면서도 "정부를 믿고 국내선사와 물류업계가 함께 한다면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수출입 화물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모두가 이에 공감하고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30일 한진해운 추가 자금 지원 불가 입장을 밝혔고, 이에 한진해운은 다음 날인 31일 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의결했다. 법원은 1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개시를 최종 결정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