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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심야' 의장실 점거…'정세균 개회사' 후폭풍

입력 2016-09-02 19:32 수정 2016-09-0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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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세균 국회의장의 '돌출 발언'으로 국회 파행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금 들어온 소식을 보니까 지금 추가경정예산안을 오늘 통과시키기로 합의를 했다는 소식이 들어오는데요, 그 소식은 이따가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고요. 지금 현재까지 벌어졌던 상황을 다뤄보겠습니다. 정 의장이 어제(1일)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우병우 수석과 사드 배치 문제 등을 비판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이 계속 반발해 왔죠. 새누리당 의원 60여 명이 오늘 새벽 1시까지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협치'는 사라지고 '싸움'만 보여준 20대 국회를 비판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20대 국회의 민낯입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이틀째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습니다. 오늘 정오쯤에도 의장실 앞에 주저앉아 농성을 했습니다. 발단은 이분 때문이었습니다.

'세균맨'이란 별명을 가진 정세균 국회의장. 어제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3가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우병우 수석 퇴진, 사드 배치, 공수처 설치 등입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정말 '세균맨'의 공격처럼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맹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어제) : 그야말로 아주 중증의 대권 병이 아니고는 도저히 이러한 초유의, 헌정 사상 초유의 이러한 국회의장의 도발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어제 새누리당은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고, 심야까지 의원총회만 4번 열었습니다. 국회의장실을 사실상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긴박했던 주요 장면을 보시겠습니다.

어젯밤 11시쯤입니다. 국회의장실에 새누리당 의원 60여명이 몰려옵니다. 의장실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여기저기서 고성도 나옵니다. 감정이 격해진 의원들이 의장실 직원에게 "술을 마신 거냐"며 시비를 걸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의원들이 정 의장에게 달려들어 소리를 지릅니다.

[김성태 의원/새누리당 (어제) : 아니, 잘못했으면 사과를 하고 사과를 하지 못하면 사퇴를 해야지. 왜 그래요, 사람이. 예? 국회의장만 되면 이렇게 국회의원들을 농락해도 되는 겁니까? 네?]

[정세균/국회의장 (어제) : 좀 앉으세요. 앉아요.]

그러나 정 의장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사과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정세균/국회의장 (어제) : 이 상태에서는 대화를 할 수가 없으니까 여러분들 돌아가 주세요.]

친박도 비박도 없었습니다. 정세균 의장 문제로 새누리당이 오랜만에 계파 화합을 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새벽 1시쯤 의장실 점거를 풀고 나올 때 저렇게 비박계 유승민 의원이 정세균 의장과 환담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친박계인 정진석 원내대표가 신경이 쓰였는지, 여러 번 돌아보면서 나오라고 손짓하기도 했습니다.

자, 이 사진들을 보시죠. 국회의장실 점거 모습입니다. 비슷해서 헷갈리실 텐데, 자세히 보시면 미묘하게 다릅니다. 위쪽은 2005년의 한나라당, 아래쪽은 어제 새누리당이 의장실을 점거한 모습입니다. 2005년엔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사학법 개정에 반발하면서 의장실을 점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새누리당 모습을 두고 이런 비판도 나왔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어젯밤 야심한 시간에 국회의장실에 항의 농성한, 대단히 여당답지 못하고 역시 야당 연습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야당 연습하는 거냐." 네, 야당은 이처럼 냉소적인 반응이었습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렇게 코웃음을 치기도 했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어제) : 집권 여당이 국회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서 정기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경우는 처음 봅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해임촉구결의안 이것 때문에…) 참…제가 웃었다고 전해주십시오.]

정치권에선 새누리당이 자충수를 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추경안 처리가 급하다면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겁니다. 또 국회의장을 상대로 아무런 실익도 없는 감정 싸움만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다고 해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정세균 의장은 "추경안 처리가 무산된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있고요, 또 지금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 들어오고 있습니다. 들어가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자신을 믿어 get up 세상을 바꾸는 punch 아무도 날 대신 할 순 없자나 힘껏 달려가 (let's get to the fight)'

안녕바다의 '파이트 클럽'이란 노래입니다. 새누리당은 정세균 의장이 자신들에게 제대로 펀치를 날렸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국회를 '파이트 클럽'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견은 서로 다를 수 있겠지만, 국회는 싸우는 '파이터 클럽'이 아니라, '민의의 전당'이란 걸 다시 한 번 새겼으면 합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새누리, '심야' 의장실 점거…'국회 파행' 이틀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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