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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평양에 다시 불어닥친 '김정은 공포정치' 바람

입력 2016-09-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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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또다시 믿기 힘든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김용진 교육부총리가, 자세 불량을 이유로 지난 7월 처형됐다는 사실이죠. 급기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도 한달 동안 시골로 쫓겨나 혁명화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도, 정부가 공식 확인했습니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포정치, 오늘(1일) 국회에선 이 문제를 가지고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6월 29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광경입니다. 이날은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출범하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된, 어찌 보면 북한 정권이나 김 위원장 개인에게나 상당히 경사스러운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시면 김 위원장 표정은 뭔가 만족스럽지 않아 보입니다. 성에 차지 않는 듯하게 보입니다.

북한이 이날 공개했던 최고인민회의 영상은 총 25분 정도 됐습니다. 그런데 시종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뚱해보였습니다. 한번 보십시오. 자꾸 오른쪽으로 시선을 고정시켜 놓고 있습니다. 오른쪽에 앉아있는 누군가를 쳐다보는 듯한 모습입니다. 일어나서 박수를 칠 때도 오른쪽을 보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바로 이날이었습니다. 이 행사장 단상 아래 앉아있던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자세 불량!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김 위원장 연설 도중 안경을 닦는 등 딴짓을 했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았고, 국가안전보위부에 끌려갔다는 거죠. 그리고 조사과정에서 반당, 반혁명, 그리고 현대판 종파 분자로 낙인이 찍혀서, 지난 7월에 총살됐다는 겁니다.

저희 제작진이 25분 분량의 이 영상을 보면서, 단상 아래에 앉은 인물들 가운데 김용진 부총리가 어디에 있나 하고 계속 찾아봤지만 안타깝게도 북한 방송화면이 워낙 선명치 않다 보니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기억하실 겁니다. 2013년 12월, 김 위원장은 고모부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여러 이유를 들어 처형했습니다. 그중에 인상적인 게 박수를 건성으로 쳤다, 짝다리를 짚고 서 있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유였습니다. 실제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지도부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물개박수'를 치거나 허리를 곧추세우고 똑바로 서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4월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김 위원장 옆에서 꾸벅꾸벅 졸았다는 이유로, 고사총 세례를 받고 처형 당했죠. 역시 이후에도 김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를 보면, 그 지루하고 긴 회의에도, 단 한명도 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자, 어찌보면 평양의 권력층 사이에선 김 부총리 처형 이후 한가지 불문율이 더 추가됐을지도 모릅니다. 회의 시작 전에는 '무조건 안경을 닦아놓자'고 말이죠.

정말 안타깝습니다. 얼마 전 SLBM 시험발사 성공을 자축하며 부하와 맞담배를 피우던 모습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하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나이 컴플렉스'를 이런 이상행동의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별 의미없는 행동임에도, '나이가 어리다고 날 무시하는 건가?' 생각하기 일쑤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편으론 안경 한번 닦았다고 사람을 죽이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 이날 회의 살펴보면, 태도가 불량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의자 팔걸이에 팔 올려놓고, 그야말로 회장님 포즈로 앉아있는 사람들, 옆사람과 잡담하는 참석자 등등 말이죠. 어찌보면 김 부총리는 그 전에 뭔가 김 위원장에게 찍힐만한 일을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 무엇이 됐든 확실한 건 이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권을 잡은 지 4년이 됐지만 여전히 힘과 공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불안한 리더십의 독재자라는 겁니다.

자, 그래서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평양에 다시 불어닥친 공포정치 바람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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