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상승률이 네달째 0%대에 머무르며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폭염에 일부 농작물의 작황이 나빠져 농축수산물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했다.
올 초 1%대를 유지하던 물가상승률은 5월 0.8%로 하락한 뒤 4월 0.4%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월 0.4%를 기록한 이후 16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누진세로 인한 여론의 비판이 커지면서 정부가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한 측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수도·가스는 요금 인하의 영향으로 하락폭이 크게 확대(7월 -3.9%→8월 -12.6%)됐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폭염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이 5.4% 올랐고 휴가철 단체여행비가 국내 8.4%, 해외 2.8% 가량 올랐다"며 "다만 저유가의 영향에다 전기료 가격이 내리면서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보다 1.5% 떨어졌다. 농축수산물이 1.0% 상승했고 공업제품과 전기·수도·가스가 0.5%, 12.6%씩 내렸다.
전체적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름 내 폭염이 극심해 농작물의 생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뛰었다. 배추(58.0%), 풋고추(30.9%), 시금치(30.7%), 열무(19.6%)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집세(2.5%), 공공서비스(1.0%), 개인서비스(2.2%)가 모두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서비스는 1.9% 상승했다.
전세가는 전년 대비 3.5%, 월세는 0.3%씩 올랐다. 하수도료(16.1%)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공공서비스 물가가 확 뛰었고 소주(외식, 13.2%), 생선회(외식, 5.2%), 공동주택관리비(3.5%) 등이 올라 개인서비스도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는 음식·숙박(2.3%), 교육(1.5%), 의류·신발(2.0%), 보건(1.1%), 오락·문화(1.8%), 식료품·비주류음료(0.5%),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가 모두 올랐다.
교통(-3.0%)과 주택·수도·전기·연료(-1.4%)는 하락했다.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142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0.6%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는 2.8% 상승했다. 신선과실(-4.3%)을 제외한 신선어개(7.9%), 신선채소(5.4%), 기타신선식품(12.4%)이 모두 올랐다.
향후 소비자물가는 전기요금 인하효과가 소멸되는 10월 이후 평월 수준인 1% 내외를 회복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하면 저유가 효과가 점차 축소되면서 물가 하방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추석에 대비해 농산물 등 성수품 수급안정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