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판사를 31일 소환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김모 부장판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구명 로비를 중단할 것을 주문하며 최유정(46·구속기소) 변호사에게 전달했던 '구명 로비 8인 메모'(▲[단독] 정운호 로비 리스트 있다…검사장 출신 유명 변호사, 현직 판사 등장' 보도 참조)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김 부장판사는 성형외과 원장 이모(구속)씨로부터 정 전 대표의 구명로비 대가로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 소유였던 고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 중고차를 사실상 무상으로 인수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 부장판사는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매매했다고 주장했지만, 정 전 대표가 차량 매각 대금인 5000만원을 돌려줘 사실상 공짜로 사들였다는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또 정 전 대표와 베트남 여행을 함께 다녀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부의금 명목으로 정 전 대표로부터 수표로 400만~500만원을 받은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씨로부터 형사사건과 관련된 청탁을 받고 이를 들어줬다는 의혹도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히트상품인 일명 '네이처 수딩 젤'의 '짝퉁' 제품을 유통시킨 일당의 형사사건을 엄하게 판결해 달라고 이씨가 김 부장판사에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사건은 김 부장판사가 맡았다고 한다.
김 부장판사는 논란이 커지자 대법원 자체 조사과정에서 은행계좌 입출금 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청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것으로도 파악된다. 정 전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입출금 내역을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게 김 부장판사의 거부 사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검찰은 '8인 로비 리스트' 속 또다른 등장인물인 성형외과 원장 이씨를 지난 15일 구속했다.
이씨는 정 대표 항소심 선고를 앞둔 지난 3월께 김 부장판사에게 구명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 항소심 부장판사가 김 부장판사와 같은 곳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을 알고 선처의 뜻을 전해달라고 청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구속된 이씨를 상대로 실제 김 부장판사에게 금품이 전달됐는지, 로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왔다.
김 부장판사는 이씨가 구속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청원휴직을 신청했고, 현재 휴직 상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