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중도 행보'를 보여왔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새로 취임한 추미애 대표와 향후 당 노선을 두고 충돌 없이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 원내대표가 김 전 대표와 함께 '전략적 모호성'을 지켜왔다면, 추 대표는 당대표 경선 전부터 선명야당을 표방하며 강경노선을 명확히 예고해왔기 때문이다. 추 대표가 전당대회 전부터 공공연히 사드배치 반대 당론화를 공약으로 내걸어온 점이 대표적이다. 우 원내대표는 사드배치 당론화에 침묵해 당내 반발을 샀던 바 있다.
이때문에 친문 지지자들과 정체성을 같이하는 추 대표와 신중론적 입장인 우 원내대표가 향후 더민주를 이끌며 노선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사드배치 문제부터 두 사람 간 갈등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우 원내대표는 김 전 대표가 표방해온 전략적 모호성에 일정 부분 동의,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추 대표는 사드 배치 반대에 대한 당론화를 거듭 천명하고 있다. 둘의 입장이 엇갈릴 수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가 당 위용이 갖춰지자마자 갈등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이 나온다.
한편에선 우 원내대표가 당 노선 결정에선 2선으로 물러나 원내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식으로 추 대표와 보조를 맞추리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총선 후 약 4개월 간 우 원내대표가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 당내 노선까지 이끌어가는 비정상적 체계였다"며 "앞으로는 원내대표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내부적으로 사드 배치 반대 당론화를 놓고 외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절차적 과정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당장 당론화에 착수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더민주 소속 의원은 이와 관련 "원래 당내 경선은 당원들을 상대로 한 것인 만큼 강경한 발언을 계속 하게 된다"며 "실제 현안에 들어가면 개별적인 판단을 하게 되지 무조건 강경하게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