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5선의 추미애 후보가 당선됐는데요. 추 대표와 함께 권역별 최고위원들이 친문재인계 성향으로 짜여지면서 김종인 전 대표 영입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특히 추 대표가 정부 여당을 상대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면서 정국이 얼어붙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는데요.
추미애 대표 체제로 재편된 더민주 상황을 야당 발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7일) : 더불어민주당 당원 추미애 이제 당 대표로서 첫 인사드립니다.]
오늘부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공식 일정 시작
현충원 참배
첫 최고위원회의 주재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제 워낙 촌놈으로 커서 그런지 국민 먹고사는 문제 대표님께 부탁도 많이 하고 사정도 많이 하고 해서 비공개로 같이 올려도 되죠?]
닻 올린 '추미애호'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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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8월쯤이죠.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을 준비하던 김대중 총재가 15대 총선에 투입할 신진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습니다.
그때 전면에 나선 인물이 누군지 보겠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고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으로 불렸던 이 세사람, 그리고 대구 출신의 법관이었던 추미애도 있었습니다.
DJ는 대구의 세탁소집 둘째딸로 태어나 '까칠한 판사'로 이름이 났던 추미애를 직접 영입했습니다.
정치 신인 추미애는 21년 전 DJ를 만나 입당했던 바로 그 날, 정확히 8월 27일 제1야당 대표로 당선됐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지난 27일) : 고난이 있고 어떤 탄압이 있더라도 그 길을 가야 선명하고 강한 야당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함께 합시다, 여러분.]
60년 민주당 역사를 통틀어 첫 TK 출신 대표라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추미애 대표와 함께 권역별, 직능별 최고위원도 선출됐는데요. 우상호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9명 모두 친문재인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친문재인계가 싹쓸이할 거라는 당초 예상이 그대로 현실이 된 것인데요. 새누리당이 도로 친박당이 된 것처럼, 더민주도 도로 친문당이 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추 대표와 친문 성향 지도부의 방침은 강한 야당입니다.
정부 여당에 각을 세우겠다는 것인데, 오늘 여야 대표,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그 장면부터 보시죠.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58년 개띠… 이렇게 보도들이 많이 되고 있는데, 대표님께서는 저보다 12년 먼저 국회의원이 되셨습니다. 정말 그야말로 국회의원으로서 '대선배님'을 넘어서 정말 '왕' 선배님이시고. 또 늘 하시던 거 보면서 속으로 많은 컨닝도 좀 하고 했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감사합니다.]
두 사람의 첫 대면은 이렇게 화기애애 했는데, 앞서 지도부 회의에서 추미애 대표는 강경 노선을 분명히 했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이제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그동안 연속 3년이나 불참하신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동안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을 참여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추 대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해 왔고, 2012년 대선을 "국정원이 개입한 관권 선거"로 규정했습니다.
얼마 전 당 강령에 '노동자'라는 단어가 빠지자 이를 강력히 비판할 정도로 야당 정체성을 강조해왔죠.
여야 관계와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이겁니다. < 친문 당권 장악, 추미애 "강한 야당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