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여름, 더워도 정말 너무 더웠습니다.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못 견디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괴로웠는데요. 극심했던 이번 폭염은 기상 관측 역사에 새로운 기록들을 남겼습니다.
유한울 기자입니다.
[기자]
'사상 처음' '기록 경신' 이번 여름 날씨 소식에 유독 많이 등장한 표현입니다.
그만큼 올 여름 더위는 최악의 폭염이라고 일컫는 1994년의 기록을 위협할 정도였습니다.
먼저 올해 8월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34.3도, 1994년 32.6도보다 1.7도 높았습니다.
1907년 서울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또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폭염의 기준인 33도를 넘은 날도 지난 25일까지 총 24일로 94년보다 딱 5일 적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 11일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사흘간 내려지기도 했죠.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뒤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 기간 중 경북 경산 하양읍에서는 40.3도까지 올라갔는데요.
무인관측장비로 잰 값이어서 비공식이기는 하지만 역대 최고 기온을 뛰어넘기도 했습니다.
한낮 폭염이 이렇게 기승을 부리다보니 밤새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제주도에서는 40일 연속 발생했고, 서울도 총 33일로 94년 이후 가장 많이 나타났습니다.
부산에서는 15일 이 최저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가면서 11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것도 놀라운 소식 중 하나였죠.
밤낮 없는 무더위에 온열 질환에 걸린 사람도 역대 기록을 경신했는데요.
지난 25일까지 전국의 온열 질환자는 2095명, 사망한 사람도 17명으로 2011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이 기록적인 폭염이 올해에 그칠 현상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는 징조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데요.
그런 만큼 이제는 폭염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