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국민들이 이제는 술을 좀 덜 마신다. 얼마 전에 이런 내용의 식약처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었죠. 그런데 이게 현실과는 좀 다른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술에 매기는 세금인 주세가 지난해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소주값이 오른 것도 이유지만 술도 갈수록 더 마시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새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국세청이 거둔 주세가 3조 22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주세는 술을 마실 때 주당들이 부담하는 세금이죠.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조 원을 넘었는데, 16년 만에 3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소주 한 병의 출고가격을 100원이라고 할 때 출고가의 72%, 즉 72원이 주세로 붙습니다.
여기에다 주세의 30%가 교육세로 추가되고요. 출고가와 교육세를 합친 금액의 10%가 또 부가세로 붙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중에 팔리는 소주 가격의 절반 이상이 세금입니다.
주세가 많이 걷힌 건 그만큼 술을 많이 마셨기 때문인데요.
주류 출고량은 50년간 5배로 늘어났습니다.
주종별로 보면 맥주가 전체의 60% 가량을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서민 술로 불리는 소주가 26%, 막걸리 등 탁주가 12%로 뒤를 이었습니다.
폭음하는 사람은 줄었다 해도 술 소비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 WHO가 정한 적정량보다 많습니다.
올 상반기 한국인의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5잔, 소주 6잔이었는데요.
남성은 소주를, 여성은 모든 주종을 적정량보다 많이 마셨습니다.
수입맥주와 과일맛 소주 등 저도주가 인기를 끈 것도 한몫 했는데요.
팍팍한 살림살이에 고단함을 잊기 위해 술을 더 찾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주세는 지난해보다 더 많이 걷힐 전망인데요.
지난해 말 소주업체들이 출고가를 인상한데다 맥주업체들도 곧 가격 인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