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식당서 교회까지 차로 30분"…콜레라 감염경로 오리무중

입력 2016-08-26 16:53 수정 2016-08-26 17:16

"식당(1차)에서 교회(2차)까지 차로 30분"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식당(1차)에서 교회(2차)까지 차로 30분"

국내에서 15년만에 발생한 콜레라 환자 2명이 같은 유전형인 것으로 확인돼 경남 거제 지역을 중심으로 콜레라균이 확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콜레라균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광주에 사는 첫 번째 환자 A(59)씨와 B(73·여)씨간 접접이 없어 감염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경로로 추정되는 식당과 교회를 중심으로 사람, 지하수 등 역학조사를 실시하면서 동시에 인근 수산시장, 바닷물으로 역학조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번째 환자 B씨에 대해 콜레라균의 유전자지문(PFGE) 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전형 'VCON11.083'으로 첫 번째 환자 동일했다.

이는 두 사람이 같은 콜레라균에 걸렸다는 의미로, 감염 경로도 같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접점을 찾을 수 없어 보건당국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B씨의 경우 지난 6월께 양측 인공무릎관절 치환수술을 받아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그동안 바깥 출입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휠체어를 타고 교회를 오간 것이 동선의 전부다.

첫 번째 환자의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거제의 한 식당과 두 번째 환자의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교회간의 거리는 자동차로 30분이 걸려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등과의 직접 접촉에 의한 사람간 전파 가능성은 일단 낮은 상태다.

보건당국은 일단 식당과 교회 사이에 접점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단 두 사람이 먹은 생선회의 경우 원산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첫 번째 환자는 중국산 농어를 회로 먹었고, 두 번째 환자는 거제 연안에서 잡힌 삼치를 회로 가공한 뒤 하루동안 얼려 다음날 해동시켜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생선회 외에 멍게 등 다른 종류의 해산물이거나 유통과정이 같을 수 있어 통영시장과 거제시장에서 환경검체를 수집해 콜레라 검사를 시행했으며, 현재 검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보건당국은 또 교인 명단을 확보해 해당자의 직업을 확인 중이다. 식당과 역학관계가 있는 요식업 종사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바닷물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첫 번째 환자 발생 이후 매주 전국 11개 검역소 및 2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연계해 해양환경내 비브리오 콜레라균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해양수산부에 거제 연안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해수 조사를 의뢰해 바닷물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타진 중이다.

보건당국은 일단 콜레라균이 거제를 중심으로 일부 퍼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

문제는 무증상 감염 환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콜레라 환자 2명이 감염된 균은 생물형으로 따지면 '엘 토르(El Tor)'형으로, '클래식(Classic)'형과 달리 증상이 미약하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콜레라 증상인 쌀뜨물과 같은 '수양성 설사'가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위장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위절제술을 받아 소화기능이 약해질 경우 콜레라 감염증에 걸릴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취약계층으로 전파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A씨의 경우 아내와 자녀 2명 등이 함께 농어회를 섭취했고, B씨도 같은 교회에 다니는 11명과 함께 삼치회를 나눠 먹었지만 모두가 콜레라에 감염된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집단감염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콜레라균 지역사회로 확산됐다고 볼 확증이 없다"며 "지역주민의 우려, 지역경제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들을 심도 있게 고려한 뒤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콜레라, 1·2번 환자 유전형 동일…집단감염 가능성↑ 바닷물 오염 땐 콜레라 확산 가능성…방역당국 긴장 횟집 이어 직접 잡은 삼치도…거제 지역주민들 불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