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먼 친척이 120억원의 유산을 남겼고 이걸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이 온다면 어떻겠습니까. 믿기 힘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궁금해지기도 하죠. 이런 솔깃한 제안을 한 뒤에 억대의 수수료를 뜯어낸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출국을 위해 호텔에서 나오는 미국인 모녀가 경찰에 체포됩니다.
변호사로 가장한 이들은 지난 3월, 국내에 거주하는 러시아 교포 32살 김 모 씨에게 이메일을 한통 보냈습니다.
김씨의 먼 친척이 김씨 앞으로 유산 120억원을 남기고 숨졌으니 상속을 받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김씨는 3년 동안 노동일을 하며 모은 9천 700만원을 공증비와 수수료로 건넸지만 계속 돈만 요구하는 게 미심쩍었습니다.
[김 씨/피해자 : 미국 영사관 가서 확인하니 가짜라고 말했어요.]
미국인 모녀의 소속은 나이지리아와 토고 등에 근거지를 둔 서아프리카 국제사기단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산이나 복권 당첨, 투자 유도 등 다양한 수법으로 세계 각국에서 사기행각을 벌여 악명이 높습니다.
주로 우편과 이메일, 전화를 이용해 선수금만 받아 챙기고 연락을 끊어버리기 때문에 추적조차 어렵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이 사기단에 국내 기업인 등 3명이 5억원을 뜯긴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미연방수사국과 공조수사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