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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결혼=퇴사?…시대 역주행 금복주에 비난 봇물

입력 2016-08-25 18:58 수정 2016-08-2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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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직원은 결혼과 동시에 회사를 그만두라"고 요구하는 회사가 요즘 세상에도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안타깝게도 그런 회사가 아직까지 있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주류업체 금복주에 대해 성차별적인 고용과 인사관행에 대한 시정 권고 조치를 내렸는데요. 인권위가 공개한 금복주의 실태를 보면, 혀를 내두를 상황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오늘(25일) 국회에선 이 문제를 놓고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은 주류회사 금복주 얘기를 좀 할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무엇을 상상하시든, 그 이상을 보실 겁니다. 앞서 이상복 부장이 얘기한 것처럼 '아, 이런 회사가 아직도 존재하는구나' '여성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서 이런 작태가 가능하구나'라고 충격을 받으실 겁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복주는 그야말로 "남존여비의 끝판왕" "마초들의 정글"이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여직원은 그저 커피 심부름, 복사 심부름이나 하는 '김 양'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1957년 창사 이래 60년 동안 주욱 말이죠.

이번 일이 빛을 본 건 한 용기있는 여직원 A씨의 외침 덕분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A씨가 회사에 결혼 소식을 알리자, 회사는 집요하게, 조직적으로, 그리고 모욕적으로 퇴사를 강요했고, 이를 참다못한 A씨가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던 것이죠.

당시 금복주 관계자들이 A씨에게 했다는 말은, 귀를 의심케 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우린 나갈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거야. 나가라곤 안 할 거야.]

[여직원이 다님으로 인해 갖고 인건비라도 생각 안 해봤나? 그리고 육아휴직이네 나발이네… 결혼해서 애만 하나 낳는 순간 유축기 들고 들어가서 화장실에서 짜고 앉았고…]

지금 이 얘기는 A씨가 금복주 관계자들과 대화 내용을 직접 녹취한 것을 재구성한 겁니다. 이렇게 진정이 접수되고 나서 국가인권위가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더니… 아 글쎄, 1957년 창사 이래 이 회사에서는요. 기혼 사무직 여성이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전원 퇴사했더라는 겁니다.

또 애초 사무직 여직원은 경리, 비서 같은 낮은 직급에만 배치됐더라는 거죠. 또 병역을 호봉뿐 아니라 승진에도 반영케 해서 구조적으로 여직원 승진이 어렵게 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 "결혼한 여자는 일도 잘 못하고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많아진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제일 황당했던 건 경조휴가를 정하고 있는 < 취업규칙 >이었습니다. 남성직원에겐 폭넓게 경조휴가를 보장하는 데 반해, 여성직원, 특히 기혼여성에겐 "시가, 시댁에 한한다"라고 명시해놨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혼한 여직원은 시부모상을 당하면 휴가를 쓸 수 있어도, 친정부모상을 당하면 휴가를 쓸 수 없게 했다는 거죠. 이게 사실이라면, 회사가 천륜을 저버리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지금 보시는 이 광고, 배우 강소라 씨가 나오는 금복주의 소주 광고입니다. 여느 소주회사 광고처럼 젊고 인기 많은 여배우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금복주는 강소라 씨 이전에도 박한별, 손담비, 이다혜 씨 등을 메인모델로 기용했더라고요.

자, 그런데 국가인권위 조사 내용을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과연 이분들이 미혼 여배우가 아니라, 결혼한 기혼 여배우들이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하고 말이죠.

자, 그래서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시대 역주행 금복주에 비난 봇물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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