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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부 산악도시, 지진에 특히 취약한 이유

입력 2016-08-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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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부 산악도시, 지진에 특히 취약한 이유


24일 새벽 이탈리아 중부지역을 강타한 규모 6.2 지진의 최대 피해지는 아펜니노 산맥의 비탈에 자리잡은 도시 아쿠몰리와 아마트리체이다. 아르쿠아타 델 트론토, 아만돌라, 페스카라 델 트론토, 카스텔루초 디 노르차 등의 도시도 피해를 입었다.

CNN은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민 대다수에게도 다소 낯선 이 산악도시들이 지진에 유난히 취약한 이유에 주목하면서, 이 지역이 구조대가 접근하기 힘든 산악지역인데다 상주인구가 대폭 감소하면서 건축물의 내진보강에 투자하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즉 거주민이 많지 않고 관광시즌에만 사람이 북적이다 보니 건물의 내진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 큰 피해를 입은 도시들의 역사는 중세 및 르네상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갈길 골목, 르네상스 시대의 교회, 석상들로 장식된 아름다운 이 도시들은 중세시대에 멈춘 듯한 풍경과 한적함이란 매력으로 여름 휴가지로 각광 받는 명소이다.하지만 관광객을 유치하는 이 매력들이 강진 등 재해가 발생할 때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현재 폐허로 변한 아마트리체를 잇는 주요 고속도로는 거의 다 파손됐고 좁은 비포장 도로로만 피해지역으로 접근할 수 있다. 아늑해 보였던 벽돌집들은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 워낙 길이 좁아 불도저 등 중장비가 접근하지 못해 구조대는 맨손으로 잔해를 거둬내 생존자를 구조해야 한다. 게다가 구조대가 고립된 산악마을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은 헬기를 이용하거나 삽을 직접 지고 걸어 올라가는 것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인구감소로 사실상 유령도시로 변해 거의 방치된 지방 소도시가 2만 여 곳에 달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2차 세계대전 후 더 나은 생활을 찾아 도시로 빠져나기도 했지만, 지진 등 자연 재난을 피하려고 빠져나간 경우도 많다. CNN은 지진 피해 도시들이 재건된다 하더라도, 대부분 여름별장이나 별채처럼 내진설계를 갖추지 않는 건물들이 들어서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CNN은 또한 주민 대다수가 주말 및 휴가 때만 이 곳을 찾는 사람들로, 장기 거주민이 아니어서 시정부가 인명피해 규모를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 정부들은 강진 발생 당시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었는지 파악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그 예로 가장 큰 피해지역인 아쿠몰리의 경우 17개 구역에 약 600명의 주민이 살지만, 현재는 여름 휴가철이라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체류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9년 300여명이 숨진 라퀼라 강진 이후 이탈리아 정부는 지진 예방을 위해 7년간 9억6500만 유로(약 1조2195억)의 예산을 지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예산은 지진전문가들은 내진 건물과 도로를 교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진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 대응이 이뤄지도록 인구 밀집 지역뿐 아니라 지방도 정기적인 구조훈련이 필요하다고 CNN은 지적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이 맞물리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아펜니노 산맥에서는 더 복잡하고 강력한 지각 변동이 벌어진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에서 발생한 6.2 규모의 강진 원인을 시칠리아와 사르데냐 섬 사이 티레니아해 분지가 계속 확장하면서 유라시아판을 아프리카판 쪽으로 밀어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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