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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왕따·자살 갈수록 확산…책임지는 사람은 없어

입력 2016-08-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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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안의 이른바 왕따 뿐만 아니라 직장 안에서의 따돌림도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데요. 어른이고, 대인관계든 뭔가 문제가 있겠지 할 수 있겠지만, 이 회사 안에서의 왕따는 여러 가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먼저 박창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때 자부심 강한 직장인이었습니다.

2005년 한국거래소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김모 씨.

외국어를 잘해 국제업무를 주로 맡았고 사내 동아리 활동도 열심이었습니다.

능력을 인정받아 2014년엔 정직원이 됐습니다.

[김씨 유족 : (업무를) 집에 가져와서 할 정도로 재미있어하고 보람도 많이 느꼈었고….]

하지만 지난달 10일 김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김씨는 생전에 2012년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외 출장 때 동행한 상사가 늦은 밤 호텔방으로 불렀고, 부적절한 말을 했단 겁니다.

당시 녹음 파일도 남겼습니다.

[김씨 생전 녹취 : 꿈 얘기 하시면서 제가 꿈에 나와서 한 침대에서 잤다는 말도 하셨고… (꿈 얘기는 나도 기억이 나. 진짜 내가 꿈을 꿨으니까.)]

김씨를 힘들게 한 건 피해 사실을 밝힌 뒤 험난해진 회사 생활이었습니다.

"일을 제대로 안 한다",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고 이런 평가는 곧 기정사실화됐습니다.

심리적으로 몰리면서 김씨는 우울증 판정을 받았는데, 이후 직장 내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회사 익명게시판에 병가를 쓰는 데 대한 비아냥이 올라왔고 인신공격도 이어졌습니다.

악순환이었습니다.

[김씨 유족 : 밤에 혼자 유령처럼 (회사에) 갔다 왔다 하더라고요. 사람들 마주치면서, 사람들 시선 보면서 걷는 게 힘들다고….]

김씨의 유서와 일기장엔 성희롱 상사와 동료들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습니다.

거래소 측은 김씨 주장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김씨가 공론화하려 했던 왕따 실태를 회사가 덮으려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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