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염 속에 선풍기도 없는 방에 격리돼 있던 부산교도소 수용자 2명이 잇따라 숨졌습니다. 모두 고열로 병원에 옮겨진 뒤 사망했는데, 허술한 수용자 관리시스템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수용자 37살 이모 씨는 지난 17일 동료 수용자와 싸우다 얼굴을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병원 측은 당뇨병이 심한 이 수용자에 대해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지만 교도소 측은 이를 무시하고 징벌방이라 불리는 조사수용방에 격리시켰습니다.
선풍기도 없는 방에 수용된 이 씨는 이틀 뒤, 체온이 40도가 넘는 상태에서 발견됐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하루 뒤 역시 조사수용방에 있던 39살 서모 씨도 고열로 병원에 실려갔지만 이미 손쓸 수 없는 단계였습니다.
[유가족 : 죄는 밉지만, 사람을 미워해선 안 되고 죽음으로 내몬 건 투명하게 사과를 해야 되고요.]
하지만 교도소 측은 매뉴얼대로 의료진과 함께 수시로 상태를 살펴왔다는 입장입니다.
[부산교도소 관계자 : 선풍기 고리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요. 선풍기가 없어 부채를 지급한 거고 냉수욕도 할 수 있고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들의 사인을 각각 급성심근경색과 관상동맥경화라고 밝힌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