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23일 뒤늦게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우병우 사태'를 두고 청와대와 대립하고 있는 이 감찰관이 박 대통령의 직계 가족을 고발하면서 박 대통령을 불편하게 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두 자매의 관계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멀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박 대통령과 박 전 이사장의 관계가 틀어진 계기는 육영재단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비롯된다. 1990년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고 있던 육영재단 안팎에서는 "최태민 목사가 재단 운영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박 대통령은 박 전 이사장에게 이사장직을 넘겼다.
그러나 박 전 이사장은 2007년 법령과 정관을 무시하고 문화관 임대 등 미승인 임대수익 사업을 하다가 적발돼 결국 이사장 승인이 취소됐다.
자매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박 전 이사장이 14세 연하인 신동욱씨와 재혼을 하려고 하자 이에 반대했고, 결혼식에도 불참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당시, 친이계는 친박계에 대한 공천학살을 단행했고, 박 대통령은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강력 반발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 박 전 이사장은 한나라당 충북지역 선대위원장을 수락하며 친이계와 손을 잡았다.
2009년에는 박 전 이사장 남편인 신동욱씨가 박 대통령의 미니홈피에 비방 글을 올린 혐의로 구속돼 1년6개월 복역하기도 했다. 박 전 이사장은 19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 후보로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공천을 신청하며 언니를 자극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있었다.
2013년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에도, 박 전 이사장과 남편 신씨는 음원사이트 저작권법 위반, 사기 혐의, 위안부 관련 발언 논란 등 잇단 돌출 행동로 박 대통령을 곤혹스런 상황에 빠뜨린 바 있다.
이어 올해 20대 총선에서 박 전 이사장은 남편이 총재로 있는 공화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