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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우병우 수석 문제로 분열하는 새누리 친박계

입력 2016-08-23 18:39 수정 2016-08-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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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가 새누리당의 계파 지형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우 수석 사퇴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친박계 일부에서도 우 수석 사퇴를 거론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 수석 문제로 친박계가 분화하는 양상인데요, 오늘(23일) 여당 발제에서는 우 수석 거취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 조짐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 사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지난 총선 때 대구 지역 '진박' 후보들이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누가 '진짜 친박'이냐를 놓고 총선 당시 갈등이 극심했었죠? 그런데 최근 새누리당에 또다시 '진박 감별법'이 등장했습니다.

진박을 감별하는 기준은 바로 이분입니다. 정국의 '블랙홀'이라는 우병우 민정수석. 이분의 거취에 대한 입장이 진박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청와대가 제시한 기준은 이렇습니다. 제가 '정치부회의' 국회반장 출신 김정하 반장이 쓴 기사를 보니까, 청와대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통령 흔들기'가 이번 우병우 논란의 본질이다."

자, 그렇다면 '우병우 논란은 대통령 흔들기'라는 인식에 동의하느냐가 '진박'을 감별하는 기준이 되겠습니다. 실제로 이른바 '진박' 의원들은 이 기준에 맞춰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MBC 신동호의 시선집중 (어제) : (우병우 죽이기의 본질이 임기 후반기의 정부를 식물정부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이런 표현을 했는데 이런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요?) 저도 정권 흔들기의 희생양이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네, 명쾌하죠? 김진태 의원은 진짜 친박, '진박'이 맞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 보셨던 진박 6인 사진에 있던 정종섭 의원도 어제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진박다운 발언을 했습니다. "주요 당직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수석의 진퇴를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잘못됐다." 이렇게 쏘아붙인 겁니다.

우 수석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봐야할 텐데, 정 원내대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또 한 분의 진박, 이정현 대표. 이분은 여전히 우 수석 문제에 침묵하는 것으로 청와대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진박 의원들이 우 수석 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는 걸 보면, 이런 영화 제목이 떠오릅니다.

우생순. 우병우를 생각하는 순수한 진박. 그런데 새누리판 우생순과는 달리, 친박계 내부에서도 우 수석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힘을 받고 있습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어제) : (우 수석의 거취는 어떻게 하는 게 맞다고 보십니까?) 현직 민정수석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저는 그건 당연히 합당치 않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친박 중진인 정우택 의원이 우 수석 사퇴를 주장했는데,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새누리당 (지난 19일) : 우병우 민정수석께서 이제 대통령의 참모로서 이제 거취에 대해서 고심을 할 단계가 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합니다.]

자, 이렇게 이른바 '진박' 의원들은 우 수석 논란을 정권 흔들기로 보고 있고, 일부 친박 의원들은 우 수석 사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 수석 문제를 놓고 친박계가 분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 수석 문제로 잠복해있던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약 50명 정도인 비박계는 한목소리로 우 수석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지난 20일) : 우병우 수석 본인이 대통령에 더 이상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하는 생각이고 그런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김문수/전 경기도지사 (지난 17일) : 지금 청와대 민정수석 때문에 매일 떠들지 않습니까? 국민들 여론은 이러면 안 된다는 겁니다.]

비박계 유승민 의원도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지 말고 우병우 문제를 과감하게 정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청와대는 '정권 흔들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우 수석 문제는 여권의 계파 지형도를 뒤흔드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책을 한 권 들고왔습니다. 정치가 책을 만났을 때~

'섭공이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물었다. 공자가 말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그 다스림 안에서 행복해하고, 멀리 있는 사람들은 그게 부러워서 다가오게 하는 거죠."'

네, '군자를 버린 논어'라는 책에서 고른 문장입니다. 공자님 말씀에 따르면, 올바른 정치란 바로 이런 겁니다. 그런데 우병우 수석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은 대통령과 가깝다는 일부 친박계 의원들조차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멀리 있는 비박계는 더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우병우 문제로 분열하는 새누리 친박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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