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병우 수석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점점 더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근거없는 의혹에 따른 정권흔들기에 굴복할 수 없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청와대는 왜 우병우를 놓지 못하는 건지, 대통령의 입장에서 대체할 사람이 없는 상당한 장악력을 가진 사람이 우병우 수석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병우 민정수석에 관해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영향력이 상당하다거나 현 정부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식의 답변입니다.
우 수석은 세월호 참사 뒤 국정동력이 약해지던 때인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갔습니다.
우 수석이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신뢰를 받게 된 계기는 2014년 12월 이른바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문건이 유출돼 파문이 일었을 때라는 게 중론입니다.
당시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 비서관 3명이 연루된 사건을 비교적 무난하게 처리해 신임을 받았다는 겁니다.
[조응천 의원·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CBS 라디오 : (문건 유출 사건 이후) 핵심 측근 3인방이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우병우 수석이 깔끔하게 공백을 메워줬고요.]
문건 파문 뒤 지난해 1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한 뒤에는 권력 핵심에서 우 수석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2월 국내 정보와 공안 부문을 담당하는 국가정보원 2차장에 우 수석과 가깝다고 알려진 최윤수 전 부산고검 차장검사가 발탁된 것도 그 요인으로 꼽힙니다.
민정수석의 영향을 받는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뿐 아니라 국정원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됐다는 겁니다.
검찰 보고뿐 아니라 국정원의 국내 정보 관련 보고는 우 수석을 통해 대통령에 보고 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우 수석의 대체 자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임기 말 권력기관 장악을 위해 강한 캐릭터를 가진 우 수석을 필요로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