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청와대] 청와대와 정면충돌한 이석수 특별감찰관

입력 2016-08-22 19:00 수정 2016-08-22 19:5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청와대가 정면 충돌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청와대가 이 감찰관의 감찰 누설 의혹을 정면 비판했고, 오늘(22일) 이 감찰관은 '의혹만으로 사퇴할 수 없다'라며 맞섰습니다. '확인된 의혹이 없다'며 우 수석 거취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 있는 청와대의 입장을 인용해 맞받아친 겁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 이 감찰관의 입장 표명 내용, 또 우병우 수석 관련 의혹 제기를 '박근혜 정부 흔들기'로 바라보고 있는 청와대의 내부 기류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 법사위 (2015년 3월 24일) >

[홍일표/새누리당 의원 : 대통령이 거리끼는 경우에도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특별감찰관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용의가 있습니까?]

[이석수/당시 특별감찰관 후보자 : 예, 있습니다.]

[홍일표/새누리당 의원 : 아니, 좀 더 세게 대답해야지… 그렇게 대답해 가지고…]

[이석수/당시 특별감찰관 후보자 : 어차피 임기가 있는 자리고 제가 대통령께 무슨 다른… 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무슨 바라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법과 국민이 저한테 부여한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지난해 3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당시 인사청문회 위원들은 이 감찰관이 적극적인 감찰 활동을 할 수 있겠냐, 결국 "예산만 축내다가 임기를 마치는 것 아닌가"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습니다.

이 감찰관은 임명 후 줄곧 언론의 관심 밖이었습니다. 언론에 알려질만한 별다른 감찰 활동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감찰관이 우 수석을 수사의뢰한 데 맞서 청와대가 '감찰 누설' 문제를 공식 제기하면서 이 감찰관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게 됐습니다.

누구도 박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감찰관이 청와대와 정면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지리라곤 예상치 못했을 겁니다.

주말 동안 침묵하던 이 감찰관은 오늘 출근길에 작심한듯 청와대를 겨냥했습니다.

[이석수/특별감찰관 :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실…) 아, 사퇴! (네…) 제 사퇴 말씀하시는 거죠? (네…) 제가 사퇴해야 하나요? 뭐 '의혹만으로는 사퇴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정부의 방침 아닙니까? (청와대의 반응에 대해선?) 잘 보시면 '언론에 보도된 것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가 붙어있습니다. 그런 가정을 전제로 해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 제가 뭐 가타부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감찰관의 '기밀 누설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국기문란'까지 거론하며 강력 비판했지만 우 수석 관련 의혹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을지국가안전보장회의와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우 수석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 감찰관의 '감찰 누설 의혹'에 강경한 청와대의 기류는 지난 주말에도 줄곧 감지됐습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병우 죽이기의 본질은 임기 후반기 식물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첫 의혹 보도 이후 이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나온 게 없다"라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다른 참모는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 정부에선 의혹 제기에 적절하게 타협을 했을 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박근혜 정부에 타격을 입히려는 '음모론'이 작동하고 있고 또 우 수석은 그런 '음모론의 희생양'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해킹, 도청 의혹까지 제기되는 출처 불명의 SNS 유출자료를 토대로 보도된 내용을 인용한 청와대의 행동,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끊이지 않습니다.

박 대통령은 과거 "도청으로 얻은 자료에 대해 부작용이 없다면 꺼릴 이유가 없다"면서도 "불법으로 취득한 정보를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된다면 도청이 보편화돼서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음모론이 등장했습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더민주에 입당한 조응천 의원과 '커넥션'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도대체 민주당 야당 의원이 어떻게 특별감찰관의 배후가 될 수 있겠습니까. 좀 상상력이 과한 것 아니겠습니까?]

음모론이 또 다른 음모론을 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수없이 말씀드렸지만, 이번 사건은 '음모론'까지 나올 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 수석 관련 의혹은 검찰 수사로 밝히면 됩니다. 그리고 그에 앞서 제대로 된 수사를 위해서는 검찰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이 현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게 상식 아니냐는 겁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의혹만으론 사퇴않는다…청와대와 정면충돌한 이석수 특별감찰관 >입니다.

관련기사

박 대통령, 국무회의에서 우병우·이석수 언급 없어 이석수 특별감찰관 "검찰 부르면 소명"…사퇴 의사 없어 조사1부? 특수부?…우병우·이석수 수사 오늘 배당 '우병우 문제·추경 처리' 갈등에 꽁꽁 얼어붙은 여름 정국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