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남대문 근처에 저소득층 1인 가구가 많은 동네, '쪽방촌'을 알고 계신지요. 무기력해지기 쉬운 이곳 주민들이 늦깎이 플로리스트로 변신해 제2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신진 기자가 이들이 일하는 특별한 꽃집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플로리스트 : (물이) 흐르니까, 이쪽으로 (꽃을) 받쳐서 넣어주시면 돼요.]
금세 예쁜 꽃다발 하나가 완성됐습니다.
서툴지만 열심히 꽃을 다듬는 50대 남성들은 서울 남대문 쪽방촌의 주민들.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로 주로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일감이 줄어 힘들던 차에 한 상담센터의 도움으로 2년 전부터 플로리스트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월 80만 원을 받으며 일한다는 56살 강모 씨는 빨리 자립하는 게 목표입니다.
[강모 씨/쪽방촌 주민 : 우리가 잘 배워서 잘할 수 있으면 (꽃집) 창업 같은 것을 할 수 있잖아요.]
실제로 이곳에서 기술을 익힌 주민 2명은 다른 꽃집으로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꽃을 만지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지나온 삶에 대한 설움도 누그러집니다.
[최모 씨/쪽방촌 주민 : 화가 났던 게 없어진다니까, (꽃) 냄새를 맡으면 그런 기분이 없어져요.]
이들이 만든 꽃다발과 화분은 전국으로 팔려나갑니다.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췄더니 입소문이 퍼지면서 연 매출이 3000만 원까지 늘었습니다.
[전익형 실장/남대문지역상담센터 : (앞으로 쪽방촌 꽃집) 2호점, 3호점을 통해 본인들도 꽃을 판매할 수 있다, 배운 기술을 써먹을 수 있구나 (하는 자존감을 찾아주려 합니다.]
꽃으로 새 인생을 찾은 쪽방촌 주민들. 이들은 "우리가 파는 건 꽃이 아니라 인생"이라고 입을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