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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새누리 이정현-정진석, 우병우 문제로 공조 균열

입력 2016-08-19 19:08 수정 2016-08-1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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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이에 미묘한 마찰음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정현 대표는 사실상 청와대 입장을 뒷받침하는 듯 보이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 수석이 사퇴해야 한다"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여당 발제에서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독자 행보에 나선 배경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투톱입니다. 당내 서열 1, 2위로 같은 친박계로 분류가 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한 노선 차이가 있습니다.

취임 일성부터가 극명하게 달랐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 10일) : 대통령과 맞서고 정부와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이고 그게 다인 것처럼 하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고 그런다면 나는 그건 여당 소속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5월 30일) : 앞으로 1년 동안 원내대표로 일하면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당이 무조건 따르는 방식의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자, 이렇게 이 대표는 "대통령과 맞서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무조건 따르진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두 사람의 엇갈린 노선은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를 둘러싼 논란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 수석 거취와 관련해선 이 대표는 오늘도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씀을… (진상 규명을 하려면 민정수석의 옷을 입은 상태에서 검찰에 출두하기도…) … ]

네, 이렇게 서둘러 자리를 떠나셨는데, 대신 이 대표의 의중은 어제 나온 대변인 공식 논평에 담겼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현아 대변인의 논평은 우병우 수석의 의혹보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누설 의혹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거의 다 채워졌습니다.

이 특별감찰관을 향해 "국기 문란 행위"라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오늘 나온 청와대 입장과 매우 비슷합니다.

[김성우/청와대 홍보수석 : 특별감찰관의 본분을 저버린 중대한 위법 행위이고 국기를 흔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이 특별감찰관의 수사 의뢰 사실이 보도되고 3시간 40분이나 지난 뒤에야 새누리당 논평이 나왔는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 사이에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 그런데 비슷한 시각에 정진석 원내대표는 청와대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며 사퇴를 압박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청와대 공식 입장이 나온 뒤에도 정 원내대표는 "민정수석 신분으로 어떻게 검찰 수사를 받느냐"며 우 수석 사퇴를 다시 한번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 원내대표는 왜 이런 독자 행보를 택했을까요. 우선은 기자 출신인 정 원내대표가 여론에 민감하다는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우병우 수석이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약 80%에 달합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 이렇게 악화된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정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했을 가능성입니다. 사실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에 당선됐지만, 직계 친박은 아닙니다.

그래서 당내에선 '낀박'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친박과 비박 사이에 끼어있다는 뜻인데, 최근의 정치 행보는 비박에 더 가깝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친박계 인사들이 연루된 녹취록 파문이 터졌을 때도 이렇게 각을 세웠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지난달 19일) :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지난 총선 공천에 개입했던 사람들은 자숙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유승민 의원 복당을 결정했을 때도 친박계가 정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갈등이 불거진 적이 있습니다. 친박계와 긴장 관계를 유지해온 정 원내대표가 우병우 수석 사퇴를 요구하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늘 모든 건 변한다고 하지만 나 여기 이대로 서 있는 걸 이제 너무 다른 널 보면서'

이소라의 '너무 다른 널 보면서'란 노래입니다. 청와대 입장에선 친박계라면서도 툭 하면 딴지를 거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너무 다른 너'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됐건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한 정 원내대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국민들이 많다는 사실을 청와대가 새겼으면 합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새누리 '투톱', 우병우 문제로 공조 균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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