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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취임 9일째…시험대에 선 이정현 대표 리더십

입력 2016-08-18 19:00 수정 2016-08-1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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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새누리당에선 이정현 새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탕평 개각이 성과를 내지 못했고, 또 당내 중진 의원들과의 첫 연석회의도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인데요. 이런 가운데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해 이 대표가 침묵하고 피하고 있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18일) 여당 발제에서는 시험대에 선 이정현 대표의 리더십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로 취임 9일째. 이정현 대표는 이런 시험지를 받아 들었습니다. 이 문제들을 잘 풀어내면 대표로서 리더십이 확립될 텐데, 얼마나 잘 풀고 계신지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문제. '탕평 개각'을 끌어낼 방법을 서술하시오.

이 대표가 제출한 답은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였습니다. 실제로 이 대표는 본인이 생각한 정답대로 대통령에게 건의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 11일) : 이제 또 정치권에서 하는 건의를 드리자면 탕평인사 그런 부분들도 조금 이렇게 반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좀 들고요.]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 대표가 적어낸 답안지를 오답 처리했습니다. 이번 개각에서 호남을 배려한 탕평 인사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정답지가 오답 처리됐지만, 이 대표는 "지치고 피곤한 장관을 바꾼 것"이라며 개각의 의미를 애써 설명했습니다. 비박계에선 "당 대표가 홍보수석처럼 일한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어제) : 역시 대통령께서는 집권 여당의 대표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비서로 상대한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두 번째 문제입니다. '계파 중진을 통합할 방법을 서술하시오.'

이 대표가 적어낸 답은 '최고중진연석 간담회에 계파 핵심들을 모신다'였습니다.

그래서 어제 간담회를 열었는데,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대표가 4선 이상 중진의원 21명을 초청했지만, 딱 8명만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특히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핵심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간담회를 통해 '계파 통합'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이 대표가 머쓱해졌을 것 같습니다.

당내에선 중진들을 끌어안기엔 3선에 불과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약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임기 4개월짜리 대표'라는 평가절하도 나왔습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MBC 신동호의 시선집중 (어제) : 사실상 내년 초부터는 대통령 후보 중심의 정국이 된다고 봐야 됩니다 그래서 이정현 대표의 사실상의 임기는 연말까지다. 한 4개월 밖에 안 남았다는 거죠.]

자, 마지막 문제입니다.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한 해법을 구하시오.'

네,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 대표의 초반 리더십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정답이 뻔한데, 이 대표는 답안지 작성을 미루고 있습니다.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 수석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은 모호합니다.

경선 과정에선 "의혹만으론 사퇴 불가"라고 했다가 "정부, 여당에 부담이 된다"며 '즉각 사퇴'로 입장을 바꾸기도 했는데, 대표에 당선된 뒤론 어쩐지 '우병우'라는 말만 나오면 입을 닫아버립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 9일) : (우병우 대통령 민정수석에 대해서 국민의 어떤 여론을 무시하지 못 한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많이 하셨는데) 특정 사안에 대해서 제가 지금 오늘 당선된 지 몇 시간 내로 이렇게 저렇게 말씀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마는…]

이런 이 대표가 답답했는지,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새누리당 (어제) : 지금 청와대 민정수석 때문에 매일 떠들지 않습니까? 국민들 여론은 이러면 안 된다는 겁니다.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김 전 지사의 충고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어제 기자들이 개각에서 우 수석이 빠진 데 대해 물어보자 "우 수석이 개각 대상이냐"며 역시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자 비박계에선 "대통령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비서 본색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오 그런 나이어 왔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더 늦지 않도록'

네, 이승환의 '물어본다'라는 노래입니다. 이정현 대표가 받아든 시험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여전히 이 대표를 대통령의 비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병우 수석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에 따라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거듭 물어보시고 얼른 정답을 제출하시길 바랍니다. 부끄럽지 않도록, 더 늦지 않도록 말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시험대에 선 이정현 리더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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