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은 이렇게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감찰 내용이 누설됐다는 곳도, 또 그 누설 의혹을 알린 곳도 모두 언론사입니다. 물론 그 언론사는 서로 다른 언론사죠. 이런 보도들이 특별감찰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별감찰관실이 있는 서울 종로에 나가 있는 서복현 기자를 연결해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서 기자, 특별감찰관실 분위기가 어수선했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기자]
제 뒤로 보이는 건물의 7층과 8층이 특별감찰관팀이 쓰고 있는 사무실인데요. 통제가 심해 사무실 안으로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도 오늘 하루 출근을 하지 않았고요. 현재 전화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
논란을 하나씩 짚어보지요. 우선 감찰 내용 누설에 해당되는지가 쟁점인데요.
[기자]
MBC가 누설됐다고 보도한 내용은 "아들과 가족회사가 감찰 대상이다" "경기도 화성 땅은 대상이 아니다", "감찰 만기일은 19일이다"입니다. 내용만 보면, 감찰 내용과 종료 시점을 누설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이미 언론에 나왔던 의혹들이고 법상 현직 시절 비위만 감찰할 수 있는 만큼 크게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앵커]
누설 의혹 자체도 그렇지만 누설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두고도 여러 얘기가 나옵니다. 감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데요.
[기자]
일단, 시기가 미묘합니다. 감찰 막바지에, 감찰 결과를 내놓기 불과 며칠 전에 이런 의혹이 보도됐기 때문에 특별감찰관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또 큰 압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결과적으로는 이번 의혹 보도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선 여러 음모론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황 반전을 노린 것 아니냐, 그런 해석들도 나오는 것 같은데요.
[기자]
주목할 건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우병우 수석 간 관계입니다. MBC 보도에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이 버티면 검찰에 넘기면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버틴다'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감찰 초기에도 우 수석이 '특별감찰관이 일을 크게 만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보도들이 맞다면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우 수석이 대립하는 것으로 읽히는데요.
이 상황에서 특별감찰관에게 불리한 보도는 반대로 우병우 수석에게는 유리할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면서 파장이 어디로 튈지 현재로서는 쉽게 가늠할 수 없습니다.
[앵커]
보도의 근거가 된 SNS가 어떻게 알려졌는지도 의문이죠. 해당 언론사는 보도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까?
[기자]
만약 SNS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면 비공개 대화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단어까지 보도됐기 때문에 어떻게 그 내용을 입수했는지, 결정적인 제보자가 있었는지, 그렇다면 누구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특히, 특별감찰을 흔들 수 있는 보도이기 때문에 의문이 더 크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이 문제가 특별감찰관 제도의 적절성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당초 대통령 직속의 특별감찰관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또 외부에 영향 안 받고 청와대 수석이나 대통령 친인척을 감찰할 수 있겠느냐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실제 이번 일로 특별감찰관은 위기에 처했고 향후 감찰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야당이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그래서 야당 움직임을 더 봐야 된다, 이런 얘기가 되겠군요. 감찰은 언제 끝납니까? 이렇게 되니까 그 결과가 더 궁금해지는 상황인데요.
[기자]
특별감찰관은 감찰 착수일이 지난달 21일이라고 국회에 밝혔습니다. 감찰 기한을 30일로 계산하면 MBC 보도대로 감찰 만기일은 오는 19일입니다.
감찰팀은 우 수석에 대해서도 어떤식으로든 조사 한 뒤에 그때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에는 종료 후 5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돼 있습니다.
[앵커]
감찰 결과를 보고하기 전에 이 문제가 터진 건데 청와대는 이번 일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특별감찰관은 직무에 관해선 독립의 지위를 가지기 때문에 특별히 말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자칫 누설 공방에 개입했다는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중요한 것은 우 수석의 거취인데요. 일단은 그대로 간다는 기류가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이석수 감찰관이 "흔들리지 않고 감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감찰 결과에 따라 기류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특별감찰관실에 나가 있는 서복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