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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취임 1주일…새누리 이정현 대표의 파격 행보

입력 2016-08-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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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취임 1주일째를 맞이했습니다. 이 대표는 여러 모로 기존 여당 대표와 다른 파격 행보로 화제를 모으고 있죠? 일각에서는 신선하다, 서민적이다, 이런 평가도 있고요. 한편으로는 이 대표의 파격 행보가 이미지 정치의 일환이라는 평가절하도 많습니다. 정작 예민한 정치 이슈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오늘(16일) 여당 발제에서는 이 대표의 파격 행보의 명암을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전체적인 인상이나 이미지는 좋은 편이지만, 머리숱이 많지 않아서 실제보다 나이가 좀 더 들어 보인다.'

네, 한 이미지 컨설턴트가 이정현 대표의 이미지를 설명한 대목입니다. 이미지 묘사가 딱 '동네 아재' 같죠?

이 대표는 이렇게 친근한 '동네 아재' 이미지를 자신의 홍보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취임 1주일째. 이 대표의 소탈하고 파격적인 '아재 행보'를 따져보겠습니다.

이 대표의 어제 하루 일정입니다. 조찬부터 광복절 행사, 기자간담회까지 빼곡하죠? 눈에 띄는 행보를 좀 자세히 보겠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농협 관계자들과 아침 식사를 한 뒤 마포의 한 이발소를 찾았습니다. 제가 이발소 사장님과 통화를 해봤습니다.

[김종칠/마포구 M이발소 원장 : (거기 단골은 아니시죠? 그냥 처음 오신 건가요?) 네. 단골은 아니고. (어떠셨어요? 한번 직접 뵈시니까…) TV에서 본 얼굴하고, 저도 처음엔 잘 구분을 못했어요. (소탈해 보이시고 서민적이시고 좀 그러시죠? 나 뵈니까…) 그냥… 그냥 동네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네, 사장님도 이 대표가 그냥 '동네 아재'인 줄 알았다고 하시네요. 특유의 서민 행보가 친근하게 다가간 것 같습니다.

자, 이발을 말끔하게 한 이 대표, 이번엔 광복절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어디로 갔을까요? 이렇게 점퍼로 갈아입고, 광화문 광장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저 점퍼, 저도 얼마 전 입어봤지만, 정말 덥거든요. 어제 낮 최고기온이 34도였는데, 저 점퍼를 어떻게 입고 다니신 건지 의문입니다.

어쨌든 이 대표는 저 무더운 점퍼를 입고 인근 대형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이런 책들을 골랐습니다.

이 중에 '자본주의를 구하라' '새로운 계급투쟁'은 글로벌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진보 서적인데, 새누리당 대표가 이런 책들을 고른 것도 일종의 파격입니다.

오후엔 이렇게 경희대학교를 불쑥 찾아갔습니다. 여기서 학생들과 즉석 면담을 했는데, "청년들이 든든했다"고 소회를 적었습니다.

예정에 없던 곳을 불쑥 방문하는 건 사실 이 대표의 아주 오래된 민심 탐방 방식입니다. 이 대표는 보통 수행 비서 한 명 정도만 데리고 다니는데, 아예 '단독 행보'를 할 때도 많습니다.

지난 14일에도 이 대표가 보좌진에게 알리지 않고 갑자기 사라져 대표실 직원들이 난처해진 일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에 동대구역에서 이 대표를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이 대표는 "비슷한 사람일 뿐"이라고 둘러댔습니다.

자, 이렇게 파격적인 이 대표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립니다. 이발소 사장님처럼 "서민적"이라고 환영하는 분도 있지만, 당내 비주류들 사이에선 "결국 쇼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런 비판을 의식했는지 어제 이 대표가 이런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어제) : 이게 섬기는 방식이다, 라고 하는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쇼하려고 한다, 뭐 어쩐다… 이렇게 너무 그런 식으로만 보지 말아주십시오.]

네, 말씀하신대로 정말 쇼가 아니길 저도 바랍니다. 그런데 딱 두 가지만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먼저 이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현 대표 당선을 축하하는 오찬에 내놓은 메뉴들입니다. 송로버섯과 캐비어 샐러드 등등.

저는 구경도 못해본 음식들인데, 무수저 출신이라는 이 대표는 초호화 오찬이라는 비판에 어쩐지 침묵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이 대표는 현재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통제 논란 때문입니다.

파격 행보 이전에 이 문제부터 입장 정리를 명확히 했으면, "쇼"라는 비판도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시 한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

흐린날 미사일 - 김영승

나는 이제
느릿느릿 걷고 힘이 세다

등꽃이 상하로
발을 쳤고
그 휘장에 가리워
나는
비로소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급한 일?
그런 게 어딨냐

+++

김영승 시인의 '흐린날 미사일'이란 시입니다. 이 대표는 지금 나름의 진정성으로 민생 행보를 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에 바쁜 '진짜 서민'들에겐 이 대표의 최근 행보가 '급한 일? 그런 게 어딨냐'는 식으로 한가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 대표가 예민한 정치 이슈를 피하지 않고, 진짜 민생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취임 1주일…이정현 대표의 파격 행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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