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폭염 속에 가장 큰 이슈가 된 게 불합리한 전기료 문제인데요. 일주일 넘게 문제없다고 항변하던 정부가 갑자기 선심쓰듯 전기료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고 실질적인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어서 시민들로부터 되레 비난만 사고 있습니다.
임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부 김민희 씨는 두살 배기 딸 때문에 거의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켤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지난달에 전기료가 7만원 정도 나왔는데 이번 달에는 그야말로 '요금 폭탄'이 예상됩니다.
정부가 어제(11일) 한시적인 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했지만, 큰 도움은 안 될 걸로 봅니다.
[김민희/서울 상암동 : 이번 달에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떨면서 기다리고 있어요. (정부가) 깎아준단 얘기를 들었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고…]
정부 발표의 골자는 3개월 간 누진제 구간별 전력 사용량을 50kWh씩 늘려준다는 겁니다.
한국전력은 이렇게 하면 20% 정도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절감액은 미미합니다.
실제로 하루에 에어컨 1시간 정도를 더 틀 수 있게 된 셈이라 생색내기에 불과하단 비판이 나옵니다.
온라인에선 한전이 2년 전에 내놨던 동영상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한국전력 캠페인 동영상 : 전기 막 쓰는 사람들 있잖아. 전부 감기 걸려 죽는대.]
영화를 패러디한 건데 전기를 많이 쓰면 죽는다는 내용이 비판을 산 겁니다.
누진 요금제에 들끓는 여론에 근본적인 해답을 내놓지 못한 정부와 한전이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