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롯데그룹 관계사 B사 대표 이모(56)씨에 대해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유명 브랜드 제품 유통업체인 B사는 신영자(74·여)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장씨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장씨가 건강이 좋지 않아 사실상 신 이사장이 B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황기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의 범행은 롯데그룹 오너 가(家)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형 사유에 대해 "이씨는 자신의 범행 등을 포함해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자 회유나 압박 우려에도 불구하고 검찰 조사과정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사실대로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이씨는 회사 내부 문건에서 신 이사장 관련 문건이 나오게 된다면 신 이사장에게 부담을 주리라고 생각해 어리석게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현재 범행을 몹시 후회하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의 지시에 따라 회사 내부 자료 등이 삭제되기는 했으나 이는 대부분 복구된 바 있다"며 "이씨의 범행으로 인해 검찰 수사가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이씨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자수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씨가 하루 빨리 석방돼 다시 한 번 회사와 가정을 위할 수 있도록 선처를 내려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고개를 숙인 채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이 없다"며 "죄를 깊이 뉘우치고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평생 속죄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달 15일 열린 첫 재판에서도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을 종결하고 오는 8월19일 오전 10시에 이씨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 7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씨 측 변호인은 "이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점, 주거가 일정하고 직장을 갖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보석 신청을 받아들여줄 것을 호소했다.
이씨는 지난 5월 회사 서버 및 임직원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하거나, 메일 서버를 교체하고 입점 로비 의혹 관련 문서를 다수 파기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씨 등으로부터 신 이 사장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위치나 크기 조정 등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